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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새해경영“축소지향”/정국불안 장기화로 경기침체 가속화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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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새해경영“축소지향”/정국불안 장기화로 경기침체 가속화 예상

입력
199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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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 파문따라 거품빼기 내실화 경영도 한몫/삼성·현대 등 상위그룹은 해외투자에 무게중심비자금파문의 어둡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재계는 그동안 미루어둔 내년도 사업계획을 확정하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재계가 준비중인 새해는 장밋빛이 아니다. 각 그룹들은 당초 계획된 투자를 축소조정하는 쪽으로 새해 경영의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앞다투어 두 자릿수 신장을 내세웠던 예년의 공격경영 양상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재계의 이같은 움직임은 당장 정국불안의 장기화로 경기침체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올해 막바지에 터진 비자금사건과 5·18정국등 메가톤급 파문에 이어 내년에도 경영에 영향을 미칠 변수들이 산재해있다. 4월의 15대총선, 97년말의 대선등 선거정국이 줄줄이 이어지는데다 대대적 정계개편설까지 나돌고 있어 자칫 경제기조는 또한번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정국불안이 장기화할 경우 경기침체의 가속화는 불을 보듯 뻔하다.

비자금파문의 직접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비자금이후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경영혁신에 몰두하고 있는 각그룹들은 경영방식의 변화로 그간 전시경영의 거품을 빼고 내실화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정치권과의 밀착으로 대규모사업을 수주하는 「한탕주의」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재계의 새해 사업계획은 전반적으로는 축소지향적이지만 해외부문에 치중하는 특징을 지닐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 현대등 상위그룹들은 정세불안에 따른 위험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내부문에 내실을 기하는 대신 해외로 투자의 무게중심을 옮긴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해외부문투자가 적은 상당수 그룹들은 「불확실성의 시대」에 대비해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은 내주 전자소그룹을 시작으로 소그룹별 경영전략회의를 열어 사업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한 관계자는 『자금시장이 얼어붙었고 변수들이 많아 단기적으로는 관망자세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전자를 중심으로한 해외투자가 활성화할 경우 투자증가율은 20%대는 되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올해 5조8,200억원을 투자해 28%의 투자증가율을 보였던 현대그룹도 전반적인 기조는 내실화를 겨냥하지만 덩치 큰 해외투자로 인해 올해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하강국면인 국내경기는 비자금파문으로 더욱 얼어붙을 가능성이 커 국내시설투자는 신중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대신 신차개발등을 위한 연구개발비, 미국의 전자단지조성등 해외투자부문은 활성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내년1월 사장단회의를 통해 사업계획을 확정한다.

비자금파문의 홍역을 호되게 치렀던 대우도 「세계경영」으로 해외투자쪽에 더 많은 무게를 실을 전망이다. 비서실의 한 관계자는 『올해 시작된 동구와 중국등에 대한 자동차부문의 투자가 내년에는 본격화단계에 접어들 것』이라며 『내년 투자증가율은 올해의 23%수준을 약간 상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년은 선거등 변수가 많아 실물부문의 위축은 불가피하다』면서 『빅4정도는 해외투자로 돌파구를 찾겠지만 나머지는 내년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운용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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