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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철교 부실책임(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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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산철교 부실책임(사설)

입력
199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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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지하철공사는 지하철 2호선 전용인 당산철교의 상부구조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돼 교각을 제외한 상부구조(상판)를 철거하고 재시공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준공 12년밖에 안된 철교가 안전을 위협받을 정도로 결함이 생겼다면 서둘러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라는 생각은 든다. 그러나 부실설계와 부실시공으로 12년밖에 못쓸 철교를 만들어 서울시재정을 낭비했고 그동안에도 철교 구조물의 심한 균열현상으로 시민들이 겪어야 했던 불안감에 대한 책임을 규명해 응분의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우선 당산철교재시공계획확정과 동시에 당초 이 철교를 설계한 업체와 시공한 업체를 찾아내 엄중한 문책을 하고 가능하다면 배상까지 받아내는 일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무슨 얼굴로 시민들을 대할 수 있겠는가.

당산철교의 상판을 철거하고 재시공하는 데는 설계기간 1년, 시공하는데 2년 등 3년이 소요한다고 한다. 96년 한해동안 설계를 마치고 97년 초에 철거에 들어가 본격 시공을 한다 해도 98년 말까지 2년동안 지하철 2호선의 철교운행이 중단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 철교에는 서울의 순환선인 2호선 지하철이 하루 평균 5백69회나 왕복운행한다. 이용승객도 서울시지하철 전승객의 40%에 해당하는 1백68만명이나 된다. 철거재시공으로 당산역―합정역구간 지하철 운행이 중단될 경우 직·간접 피해승객이 1백만명이나 될 것이라는 추산이다. 이들 시민들이 받게 될 시간적·금전적 피해를 생각하면 부실공사가 시민들에게 강요하는 피해가 어느 정도로 막대한 것인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서울시가 뒤늦게라도 외국기술진까지 동원해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해 철교상부구조물을 철거하고 재시공키로 결론지었다는 것은 그나마도 삼풍백화점붕괴참사의 교훈덕분이랄 수 있다. 그동안도 당산철교 상부구조물의 세로보등에 심한 균열현상이 계속해서 나타났는데도 서울시는 땜질보수로 어물쩍하면서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변명해 왔다. 성수대교붕괴 사고직후에 실시한 철교의 안전점검때도 보강공사를 하면 된다는 식으로 버텨 왔던 것을 기억하면 아찔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서울시는 이번 재시공에서 설계비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시공업체 선정에도 부조리나 비리가 끼어들어 또다시 부실시공을 하게 해서는 안된다. 최신의 설계와 완벽한 시공으로 불실시정을 일신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재시공에 따른 지하철 2호선 불통구간에 대한 승객 수송대책도 소홀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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