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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우라지(문화유산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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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아우라지(문화유산을 찾아서)

입력
199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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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첩산 합수머리엔 슬픈 전설이 흐르고…/“신행길 여인 강 건너다 가마째 빠져 죽어”강원도 땅 정선으로 가는 길은 지금의 길이 닦이기 전에는 평창군에서 정선으로 들어오는 마전고개가 유일한 관문이었다. 마전고개는 우리나라 도로중에서 가장 험하고 높은 도로로 유명하다. 이 고개를 넘어갈 때 벼랑 아래쪽을 내려다보면 하도 눈 앞이 아찔할 정도여서 일명 비행기재라 부른다. 고개는 어찌나 높았던지 옛날 사람들은 이곳을 별을 만질수 있는 고개라는 뜻의 성마령으로 부르기도 했다. 비행기재를 넘어가면 곧바로 정선 읍내이고 아우라지 강이 있는 여량까지는 20여분을 더 달려야 한다.

여량은 강물이 십자로처럼 교차하는 분지에 위치했기 때문에 비옥한 들이 넓은 곳이다. 그 덕택에 농작물이 풍년을 이루어서 식량이 남아돈다는 뜻의 여량이란 이름을 얻었다. 첩첩으로 산자락에 둘러싸인 정선에서 가장 넓은 하늘을 볼 수 있다는 이곳에 아우라지 나루터가 있다.

아우라지는 두갈래의 물이 한데 모여 어우러진다는 뜻으로 전국에 이런 지명이 몇군데 더 있지만 정선의 아우라지가 단연코 첫손에 꼽힌다. 한강의 원류가 되는 구절천과 골지천의 두 물줄기가 어우러져 조양강, 오대천과 만나고 여기에서 좀더 굵어진 물줄기는 영월을 빠져나가 남한강의 상류가 된다.

구절천과 골지천이 만나는 합수머리, 일명 아우라지라고 불리는 언덕빼기 소나무 숲속에는 댕기머리를 곱게 드리운채 하염없이 강을 바라보고 서있는 아우라지 처녀상이 있다. 신행길에 아우라지 강을 건너다 가마째 빠져 죽었다는 아우라지 처녀의 슬픈 전설이 담겨있는 상이다.

이 아우라지에서 생겨난 노래, 정선 아라리는 인간세계의 아름다운 사랑뿐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도 숱하게 담고 있다.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것이 『정선의 구명은 무릉도원이 아니냐/…놀기좋고 살기좋은 곳은 동면화암이로다』라고 읊은 대목이다. 화암 8경은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진 정선군 동면 화암계곡의 아름다운 경치 여덟곳을 말한다. 특히 제 8경인 몰운대는 한치고개의 절벽 끝에 있는 천연의 누대인데 서너아름은 족히 될 것같은 낙락장송 한그루가 그 아름다움을 더욱 더 빛내준다.

정선군 임계면 봉산리 봉산천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구미정도 겨울날의 산골정취를 만끽하기엔 그만이다. 이 정자는 조선조 숙종때 공조참의를 지낸 수고당 이자가 당쟁의 소용돌이를 피해 은둔했던 곳이다.

가는 길은 동서울 터미널에서 정선가는 직행버스를 탄다. 승용차로 갈때는 영동고속도로 진부교차로에서 405번 지방도로를 타고 정선으로 간다. 아우라지는 정선읍에서 30분 간격으로 운행되는 강릉행 버스를 타고 여량에서 내린다.<이형권 역사기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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