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과 혁명과 쿠데타는 어떻게 다른가. 「내란이란 혁명을 유발해 정부를 전복하거나 외국의 침략에 저항하기 위한 정치·군사적 기술 일체를 의미한다」고 대영백과사전은 개념규정하고 있다. 조직적인 혁명의 단계에는 아직 이르지 못한 반역적 행동을 내란이라고 말하는 셈이다. ◆내란과 혁명은 그 목적에 의해 구별하기가 어렵고 실제로 혁명전쟁이라는 말이 내란과 동의어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다만 내란은 소수의 주모자가 그들의 정치적 목적달성을 위해 민중동원을 시도하는데 비해, 혁명은 구질서에 대한 민중의 불만이 고조돼 있어서 혁명지도자의 호소에 즉시 반응해 급속도로 사태가 진전된다. ◆그러나 내란과 군사반란인 쿠데타와는 근본부터 성격이 다르다. 주모자가 민중의 지원을 배경으로 장기 지구전에 의해 정부를 타도하려는 것이 내란의 기본전략인데 비해, 쿠데타는 국가 권력기구를 무력으로 신속히 제압해 일거에 정권을 탈취하는 경우를 가리킨다. ◆더 중요한 차이는 그 행동의 목표에 있다. 내란은 사회체제의 대폭 변혁이 목적이지만, 쿠데타는 정권탈취 자체가 목표다. 이때문에 쿠데타에 의해 수립된 정권은 타도된 정권과 정책상 별 차이가 없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처럼 12·12로부터 5·17을 거쳐 5·18에 이르는 과정은 내란이 아닌 「다단계 쿠데타」일 수밖에 없다. ◆「쿠데타」라는 말은 「국가에 대해 일격을 가한다」는 뜻으로, 세계 각국에서 이 프랑스 말을 빌려 쓰는 것은 그 전형적인 역사적 사례가 1799년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의 의회공격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12·12때 정말 무슨 마음을 먹고 일을 벌인 것인지, 대통령의 책무에 대한 개념은 있었던 것인지 그의 고백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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