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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유럽화」 주도권 겨냥/불,나토 정회원국 재가입 추진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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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유럽화」 주도권 겨냥/불,나토 정회원국 재가입 추진 배경

입력
199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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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의존 축소로 역량강화 포석/보스니아 파병 효율수행 목적도프랑스의 에르베 드 샤레트 외무장관은 5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군사위원회와 공식 국방장관회담에 정식으로 참여하겠다』고 말해 나토복귀의사를 밝혔다. 프랑스가 이처럼 나토의 군사기구에 참여키로 한 결정은 나토의 정회원국으로 복귀하기 위한 사전 조치로 보인다. 프랑스는 66년 샤를 드골 대통령이 유럽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에 반발, 나토 통합군에서 탈퇴한 이래 준회원국에 머물러 왔다.

프랑스의 정책전환에는 우선 보스니아에 대한 나토 사상최대의 파병작전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실무적인 면이 고려됐다. 프랑스는 6만명에 달하는 다국적 평화이행군에서 중요한 몫을 맡게 되는 만큼 지휘체계등에 있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나토 군사기구 참여가 필요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진정한 목적은 보스니아에 있는 것이 아니다. 프랑스의 대나토 정책전환에는 향후 나토의 구조개편 과정에서 프랑스가 주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야심이 숨어있다. 나토의 유럽화, 즉 나토를 유럽주도의 안보기구로 전환하고 여기서 프랑스의 발언권을 높이기 위해서는 나토 가입이 선행돼야 한다는 계산이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로 들어가야 한다』는 논리다. 드골이 나토를 박차고 나왔던 것도, 자크 시라크가 나토에 복귀하려고 하는 것도 그 배경에는 똑같이 유럽주의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 주도의 「나토의 유럽화」추진은 이미 다른 면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4일 서구연합(WEU) 10개국 대표들은 파리에서 개최된 41차 회담에서 프랑스의 핵억지력을 유럽연합(EU)의 공동 핵우산으로 활용하자는데 비공식적 의견접근을 보았다. 이는 미국에 대한 방위 의존도를 축소하자는 것이다.

나토의 준회원국인 스페인의 하비에르 솔라나 외무장관이 나토 사무총장에 임명되는데 프랑스가 일조한 것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솔라나의 취임으로 스페인이 나토와 협력을 강화할 것은 명백하며 이것은 바로 유럽의 내부단결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이다.

유럽 외교가에서는 이와 관련, 프랑스가 앞으로 평화유지 및 탈냉전기 위기관리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토를 개혁하는데 적극 나설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은 프랑스의 나토 군사기구참여를 환영했으나 나토 개혁에 프랑스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하고 있다. 미국과 프랑스를 앞세운 유럽의 주도권 다툼은 이미 시작됐다.<배연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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