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독거리기 분주 “외견상 안정”/김 대표 설득에 일단 관망자세/일부선 “그래도 마음안놓인다”김윤환 신한국당(가칭)대표가 사퇴의사를 철회한 뒤 여당은 외견상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김대표는 6일 당명개칭을 확정한 당무회의를 주재한 뒤 중진의원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전날 김영삼 대통령이 밝힌 당운영방침을 전달하는등 당내갈등 무마를 위한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생소한 당명을 어색하게 느끼는 신한국당 의원들은 갑자기 달라진 당내상황에 더욱 어리둥절해하고 있다. 당내갈등이 임시봉합된 것인지 아니면 상황이 본질적으로 변한 것인지 가늠하지 못한 채 정보를 탐색하기 위해 분주하다. 김대표의 설득에 반신반의하면서 일단 관망하겠다는 입장으로 기울고 있다.
김대표의 사퇴철회는 최소한 현단계에서는 당내 동요를 잠재우는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김대표는 당무회의등을 통해 전날 김대통령이 밝힌 「5, 6공 끌어안기」의 내용을 전달했다. 그는 역사바로잡기가 5, 6공인사와의 단절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총선때까지 당지도체제불변이라는 여권핵심부의 입장도 전했다.
김대표는 관행상 외부에 공개하지않는 김대통령의 얘기를 구체적으로 소개하면서 의원들을 무마하고 나섰다.
예컨대 현재 국무총리와 청와대비서실장, 당대표에 이르기까지 모두 5, 6공 인사인데 어떻게 민정계인사들을 배제할 수 있겠느냐는 설명이었다.
김대표의 이같은 설명은 벌써 의원들 사이에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반응도 다양하다. 일단 믿어보자는 의원들도 있지만 여전히 불안해하는 인사들이 더많다.
김대통령의 언급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의원들은 나름대로 주석을 붙이기도 한다. 이들은 『그러면 그렇지,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며 『민정계를 배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한다. 이들은 또 5·18특별법도 야당과의 협상과정에서 합의도출에 실패할 경우 도중하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듯 하다. 5·18관련자 처벌범위를 최소화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언급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이와 관련, 전두환 전대통령 고향인 합천이 지역구인 권해옥 의원은 『지역구가 어려운 사정으로 말하면 나보다 더한 사람이 어디 있는가』라며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욱 단합해 정면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비판적인 시각의 의원들은 『김대표가 얻은 것도 없이 물러섰다』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5, 6공인사에 대한 부분은 전부터 여러번 되풀이된 내용에 불과하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민정계의 불안을 차단할만한 가시적인 조치가 없는 한 아직 김대통령의 언급을 액면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의 의원들은 전씨 구속을 계기로 지역정서가 최악의 상태라고 판단하고 『이제는 백약이 무효』라며 망연자실한 표정들이다.
따라서 신한국당의 갈등은 해소됐다기보다는 여전히 잠복돼 있는 상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정광철 기자>정광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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