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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싸고 순풍·역풍 혼재”/미·일 언론 한국정국에 큰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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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청산싸고 순풍·역풍 혼재”/미·일 언론 한국정국에 큰 관심

입력
1995.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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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정권과의 결별」 간판 전대통령 단죄/검찰 가슴펼까 정치의 힘 실감할까 주목/「문민혁명」 환영하지만 정략의도 경계도미국과 일본의 주요 언론들은 7일 과거청산 작업과 함께 회오리치는 한국의 정국 상황과 그 향방에 대해 계속 비상한 관심을 나타냈다.

특히 일본의 신문들은 해설기사와 사설을 통해 검찰의 노태우씨 축재비리사건 수사결과에 대한 한국내 일부 비판 여론을 전하고 김영삼대통령의 과거청산작업을 「문민혁명」으로 표현하면서 이에 따른 정국 추이에 감탄과 당혹감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은 노씨의 비자금수사에 대한 검찰 발표는 자금의 용처에 불명확한 점이 많고 대선자금에 관해 일절 언급이 없어 국민이 납득하지 않고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군사정권과의 결별」을 간판으로 내건 김대통령이 야당과의 대립뿐만아니라 여당 재분열이란 위험성을 안은채 혼미정국의 수습책을 찾아야할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아사히(조일)신문은 검찰의 노씨 축재비리 수사는 시간이 지나며 용두사미로 변해 야당으로 부터 왜곡수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면서 『장영자사건당시 「권력자를 체포한 일본의 록히드사건이 부럽다」고 토로했던 한국의 검사는 지금 가슴을 편 것일까, 아니면 또 다시 정치의 힘을 절감한 것일까』라고 의문을 표시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노씨의 거액수뢰사건만을 놓고 볼 때 일본인들은 엄청난 규모에 놀라면서도 법에 따라 심판하는 한국 사회의 건전함을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한국인은 한일합방조약의 비합법성을 주장하는데서 보듯 「잘못된 과거」를 불용하는 자세를 가졌다는 것을 일본인은 깊이 인식해야 한다』면서 『무엇이든 물에 흘려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일본인들과 다르다는 점을 일본인은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니치(매일)신문은 『김대통령은 「충격」의 연출로 인기를 만회하려 하고 있지만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데 대한 비판도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군정일소를 꾀하는 문민혁명의 거센 바람을 국민은 환영하는 무드이지만 「정쟁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면서 『정국 급선회 배경에는 지방선거 대패와 김대중씨 정계복귀가 있고 야당들은 정략적 의도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케이(산경)신문은 『김대통령의 강경자세에 불만을 품은 구민정계의원들이 이탈할 경우 김대통령은 정권의 안정을 위해 비김대중계 야당세력인 민주당이나 개혁신당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김대통령은 여당의 기반을 어디에 둘것인지에 대해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할것』이라고 분석했다.

NHK TV도 이날 뉴스를 통해 검찰의 수사발표에 대해 야당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한편 시민들도 의구심어린 시각을 보이고 있다면서 노씨 자금의 용처규명문제가 앞으로 정국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 방송은 또 노씨 비자금 정국파문에 휩싸인 한국은 지금 또다른 분기점에 서있으며 김대통령의 지도력이 민주화의 활로로 매진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할 것이라고 보도했다.<도쿄=이재무 특파원>

▷미국◁

뉴욕타임스는 『노씨 축재비리사건은 한국의 정치와 경제에 얼마나 부패가 만연됐는가를 보여주고 전국민적인 당혹감을 안겨주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검찰이 노씨가 모은 부정자금의 용처에 대한 수사를 계속 벌일 것이라고 전하고 이는 한국정치를 또 한차례의 소용돌이로 몰고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이어 상당수의 중진정치인들이 노씨가 뇌물로 조성한 자금을 받았을 것으로 널리 관측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노씨 비자금 수사가 단기적으로 경제에 일부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제발전을 위해 더욱 튼튼한 기반을 조성하게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한국이 부패 척결에 필수적인 구조적 개혁을 실행할지 여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면서 일각에서는 이번 사정이 정경유착의 구조를 개혁,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가 하면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선도 아직 존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또 경제계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고위관리들에 대한 뇌물은 줄어들었지만 하급 공무원들에 대해서는 뇌물이 여전히 필요한 실정이라며 규제완화, 국영기업 민영화, 정치자금법 개정, 정당구조 개편등 구조적 개혁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뉴욕=조재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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