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으로 얼룩져선 안될것미 뉴욕타임스/대선자금 공개 회피 인상도일 아사히 신문/정치권 흠집내기 게임 각축불 르몽드세계 주요 언론들은 5일 사설과 해설기사, 전문가 좌담등을 통해 전두환·노태우 두 전대통령 구속이 갖는 의미와 배경, 한국의 향후 정국 추이등을 심층 분석하며 숨가쁘게 돌아가는 한국 상황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특파원의 광주 방문기사와 사설을 통해 『두 전직대통령은 부패한 철권 군사통치를 자행했으며 자신들만을 살찌워 왔을 뿐 한국민들의 민주 열망을 너무 오랫동안 억압해 왔다』며 『이같은 점에서 전직대통령을 정의앞에 심판토록 한것은 올바른 일이며 민주발전』이라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사설에서 한국민들이 두 전직대통령의 구속을 반기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러나 김영삼 대통령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전직대통령의 처벌이 보복으로 얼룩지거나 김대통령의 부정자금 관련여부에 대한 조사를 방면토록 해서는 안될 것』이라며 『김대통령이라고 해서 법의 통치를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이번 사태를 깨끗한 정부의 승리로 자축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또 『광주사태의 핵심 이슈중 하나는 미국의 역할이지만 미국이 당시 학살을 적극적으로 막으려 한 흔적은 없었다』며 『당시 레이건대통령은 오히려 사태가 일어난지 1년도 안돼 백악관에서 전씨를 환대했다』고 당시 미국의 반응을 상기시켰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한국 주식회사」가 김대통령과 전전대통령간의 대결로 불안정하다』고 전하고 『정치적으로 소란스러울 것으로 보이는 96년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으로 이미 타격을 받은 한국경제에 더욱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노전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으로 드러난 정경유착 비난여론과 주요 재벌회장들의 기소 망령이 기업인들의 투자계획을 위축시켰으며 주가 하락을 가져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의 놀라운 부패」라는 제목의 사설에서『한국의 개혁 욕구는 정치·경제제도를 투명하게 하고 있다』며『한국은 경제면에서 초고속 성장을 이뤄왔지만 한국국민의 대부분은 이 과정에서 수반될 수밖에 없었던 「독재정권」을 더 이상 견뎌낼 수 없었다』고 말했다.<뉴욕·워싱턴=조재용·정병진 특파원>뉴욕·워싱턴=조재용·정병진>
▷일본◁
요미우리(독매)신문은 해설기사에서 『전직대통령 2명의 구속사태 이면에는 김대통령과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간의 정치생명을 건 치열한 정국주도권 쟁탈전이 도사리고 있다』면서 『김대통령은 전직대통령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김씨의 정계은퇴를 요구하고 있고 김씨는 대중집회등을 통해 김대통령과의 정면대결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조일)신문은 『광주의 시민단체뿐 아니라 대구·경북지역 사람들도 김대통령의 조치를 「역사청산의 출발」로 환영하고 있다』고 전제한 후 『그러나 이번 조치가 「대선 비용 공개를 회피하려는 전술」이라고 의심하는 시각도 없지 않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일본경제)신문은 사설에서 『이번 사건의 배후에는 내년 총선과 97년 대선을 앞둔 정치적인 계산도 깔려 있다』며 『김대통령이 정치적 계산을 너무 앞세우면 국민들이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산케이(산경)신문은 사설에서 『16년전의 사건으로 갑자기 전직대통령을 구속한 것은 본보기 처벌이란 느낌을 갖게 한다』며 『특별법도 법치사회에서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는 「시효」를 인정치 않는 이례적 법률』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이 마련한 좌담회에 참석한 한국문제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차기정권을 김대중·김종필씨에게 넘겨주지 않기 위한 김대통령의 결의 표현이며 이를 계기로 대통령제가 좋은지 의원내각제가 좋은지에 대한 논의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도쿄=이재무 특파원>도쿄=이재무>
▷유럽◁
프랑스의 르몽드는 김대통령이 「불을 만지고」 있으며 광주사태에 대한 태도급변은 그가 취하고 있는 이니셔티브의 신뢰도를 손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김대통령이 92년 대선 자금 논란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해 맞불을 놓고 있으나 자신의 정당원 절반이 두 전직 대통령 밑에서 경력을 쌓았음을 감안할 때 목표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김대통령이 이 위기를 이용해 김대중씨와 김종필씨등 두 정적을 제거하려 하고 있다면서 현재 한국에는 「흠집내기」게임 속에서 각자가 정치적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지는 『보수계 국회의원들이 스스로 탈당하거나 김대통령에 의해 정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집권 민자당의 붕괴가 이제 불가피하게 됐다』며 『기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노전대통령의 부패자금조성 파문은 주요야당 지도자들의 장래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