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어수선한 가운데 물가가 심상찮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의 쌀값이 경락가 기준 13만6천원(경기미)으로 지난달 초의 12만1천원에 비해 12.4%나 오른 것을 비롯해 무 배추 고추 마늘등 채소 양념류와 건어물 과일등 농수산물 가격이 10∼20%에서 최고 50%까지 일제히 올랐다. ◆라면과 화장지 비누 같은 소소한 생필품 가격도 대부분 10% 가량 뛰었다. 농심이 신라면 값을 3백원에서 3백30원으로 올리는등 평균 10% 가량 인상했고 삼양식품도 라면값을 11% 올렸다. 오뚜기의 5백㎖짜리 사과식초 값은 8백50원으로 19.7%, 1㎏짜리 케첩값은 2천1백80원으로 15.3% 비싸졌고 동서식품은 1백50짜리 보리차값을 4백60원으로 15% 높였다. ◆서비스요금과 음식값도 줄을 이어 올라가고 있다. 대중 사우나의 목욕료를 2천3백∼2천5백원으로 8∼9%씩 기습적으로 조정했고 커피값도 대부분 10%정도 올려받고 있다. 자장면 값도 2천원에서 몇백원을 더 받는 곳이 많아 10% 가량 오르는등 요식업소들도 앞을 다투어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도 경쟁적으로 공공요금을 조정하고 있다. ◆서울의 지하철요금이 50원 오른데 이어 내년부터 상수도 요금이 평균 19.8% 오르고 대부분의 구청들은 쓰레기종량제 봉투값을 최고 1백% 정도 올리기로 하고 인상폭을 검토중이다. 휘발유 소비자 가격이 내년부터 ℓ당 5백79원에서 6백6원으로 4.7% 오르고 오는 10일부터는 의료보험 수가가 평균 11.8% 오른다. ◆물가관리의 체계가 무너지고 물가정책이 실종돼버린 것 같은 혼란상태다. 인플레와 사회불안이 겹치면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된다. 안정의 제1 금기사항이 바로 정치불안과 물가불안의 결합이다. 어지러운 시국을 틈타 가격을 올리는 것은 사회안정을 해치는 파괴 행위나 다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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