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불신 커 본격 상승세까진 시간걸릴듯주식시장이 「재기」의 갈림길에 섰다. 검찰이 4일 재벌총수에 대한 사법처리방침을 「경제 살리기」쪽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비자금충격으로 극도의 침체에 빠져있는 주식시장이 중대한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주식시장이 비자금파문이라는 긴 침체의 터널에서 벗어나 시중금리 하향안정세와 연말장세 효과등 시장논리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상승세를 타게 될지 이번주가 최대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상오 검찰이 그룹총수 전원을 불구속기소할 것이라는 소문이 전해지자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주식시장이 비자금파문의 영향권에서는 일단 벗어나게 된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비자금파문으로 팬 골이 깊은 만큼 주식시장이 곧바로 상승세를 타기위해서는 적잖은 시일과 진통이 따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시 수급상황은 현재 심각한 지경이다. 하루 거래량을 2,000만주 채우기에도 벅찬데다 주식을 사기위해 맡겨두는 고객예탁금은 비자금파문 이전보다 3,000억원 가까이 줄어들어 2조3,000억원 아래로 떨어져 있다. 쌍용투자증권 목양균 투자분석부장은 『비자금파문의 장기화로 주식시장이 탈진상태에 있어 정상체력을 되찾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고 내다봤다.
증시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재기 여부는 불안심리의 극복과 이에 따른 수급상황의 개선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투자자들이 그간의 불안심리를 털어버리고 주가상승을 확신하고 주식을 사겠다고 얼마나 나서주느냐에 달려있다는 설명이다.
현재로서는 비관적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자금파문으로 얼어붙은 투자심리가 풀리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한데다 5·18파문이라는 또다른 한파가 몰아닥치고 있어 투자자들이 오히려 더 몸을 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입증이라도 하듯 4일 주식시장에서 거래된 주식은 1,200만주선에 불과했다. 올해들어 두번째로 적은 수준이다. 이날의 저조한 거래량은 검찰의 불구속기소방침이라는 기대밖의 호재가 전해지고 비자금파문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가 아직 「냉동」상태에 있음을 확인시켜주는 것이었다. 주가도 소폭 반등하는데 그쳤다.
이날 증시상황을 지켜본 증시전문가들은 개미군단(소액투자자)들이 증시에 큰 불신을 느끼고 있고 외국인투자자들도 국내정황에 대한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주식시장이 당장 활기를 찾기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대신경제연구소 황시웅 투자정보실장은 『특히 이번 비자금파문으로 일반인투자자들의 투자의욕이 크게 꺾인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의 모세혈관역할을 하는 일반 투자자들의 투자열기를 북돋우지 않고서는 주식시장의 재기여부가 매우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김병주 기자>김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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