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강군벌 형성 군사정권 전위대/“정규 1기” 강력한 집단의식/「하나회」 조직 12·12 5·17주도/대통령 2명·대장 5명·중장 4명·소장 16명 배출교도소 독방에 수감된 전두환 노태우 전대통령이 최근에 만난 것은 지난 10월8일 서울 태릉의 육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였다. 두 사람은 이날 부부동반으로 육사11기 임관 40주년 행사에 참가, 동기생 94명과 함께 우레와 같은 박수속에 연병장을 행진했다. 5공청산으로 인한 앙금이 해소되지 않아 사이가 나쁜 것으로 알려졌던 두 사람은 서로 손을 맞잡고 동기생들과 생도시절등을 회상하기도 했다. 정호용 이기백 이상훈씨 등 국방장관을 지낸 예비역 대장들도 모두 참석했다. 전직 대통령이 2명이나 참석한 육사 11기의 모교 방문행사는 세간의 큰 화젯거리가 아닐 수 없었다.
유별나게 학연과 지연을 따지는 우리 사회에서 육사 11기만큼 권력의 중심에 오래 자리잡았던 집단은 드물 것이다. 군사정권의 전위대로서 파워집단을 형성했던 11기는 결국 자신들의 손으로 두 차례 군부통치를 이끌어냈다.
11기는 6·25전쟁이 한창이던 52년 1월 진해에 문을 연 4년제 육군사관학교의 첫 입학생이었다. 2백28명의 입학생들은 서구식 대학교육을 받으며 이른바 정규 육사생의 명예와 자부심은 물론, 강력한 동료 집단의식을 키웠다. 55년 9월 1백56명이 임관한 11기는 「원칙장교」란 별칭을 들을 정도로 당시 부패한 군내에 새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들을 11기가 아닌 「정규 1기」로 불러달라는 기칭파동을 일으키고, 육사 총동창회인 「북극성회」를 만들어 군내 소장세력으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특히 일부가 사조직인 하나회를 결성하면서 11기는 정치군인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하나회는 63년 전두환 노태우 김복동(예비역중장·자민련 의원) 최성택(예비역중장) 손영길(예비역준장) 권익현(민자당 의원) 정호용(〃)등의 7성회에 노정기(예비역소장)등이 합류해 태어났다. 61년 5월18일 육사생도들의 군사쿠데타 지지행진을 이끌어 내면서 정치 맛을 본 이들중 대부분은 당시 최고회의나 중앙정보부등 권력기관에 근무중이었다. 하나회는 육사 8기를 중심으로 한 정군파가 구축한 군부세력을 견제하기 위한 박정희 대통령의 친위세력으로 태동한 것이다. 하나회 중심의 소장 장교들은 63년 8기생들을 제거하기 위한 「7·6 친위쿠데타」기도사건으로 육군방첩대의 조사를 받기도 했다.
박대통령의 비호아래 세를 불려나간 11기는 윤필용 사건으로 손영길 권익현등이 군복을 벗었으며, 육사 교수부등으로 나간 동기생들이 형성한 세력과 알력을 빚기도 했다. 그러나 전두환 노태우를 중심으로 막강한 군벌을 조직, 12·12에서 5·17까지 거침없는 행진을 계속했다.
11기는 두명의 대통령을 포함한 5명의 대장, 중장 4명, 소장 16명을 배출했다. 김성진 전 과기처장관, 김영균 전 법제처장, 김식 전국회의원, 안교덕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등도 널리 알려진 11기 출신이다.<손태규 기자>손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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