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즈」 「간큰 남자」 UFO다룬 「별」 등 굵직한 사건·이야기 한달만에 반영허구를 바탕으로 하던 드라마들이 현실의 사건들을 신속하게 포용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화제가 되는 사건이나 이야기가 있으면 불과 한 달만에 기획·캐스팅·홍보·제작·방영 등 드라마의 모든 과정이 완료되는 것이다.
드라마의 「저널리즘화 경향」은 지난 9월부터 두드러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부터 재즈 카페가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고 재즈 음반 판매량이 전체의 30∼40%를 차지한다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하자, 재즈 카페를 무대로 신세대의 삶을 그린 SBS 드라마 「째즈」(연출 오종록)가 방영됐다.
또한 왜소해진 남성들의 비애를 다룬 개그 시리즈 「간 큰 남자」가 큰 인기를 얻으며 유행하자, KBS 2의 시트콤 「간 큰 남자」(연출 곽기원)가 탄생했다. 이 시트콤은 방영 전에 『우리의 변해가는 세태를 담아내겠다』고 기획의도를 밝힘으로써 드라마의 저널리즘화 경향을 명확히 했다.
이같은 변화는 미확인비행물체(UFO)의 출현을 계기로 한층 두드러졌다. 지난 9월4일 경기 가평의 UFO 사진 보도 이후 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MBC는 10월 중순께 외계인과 인간의 사랑을 다룰 드라마 「별」(연출 조중현)을 내년 1월부터 방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사건 발생후 불과 한 달여만에 기획과 두 주인공의 캐스팅까지 이뤄진 발빠른 대응이었다.
MBC의 정치드라마 「제4공화국」(연출 장수봉)도 예외는 아니다. 노태우씨의 비자금 파문이 높아지자 2∼4일만에 이와 관련된 장면을 촬영해 방영했고, SBS의 「코리아게이트」와 함께 정치드라마가 사회의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키자 방영 5일전에 광주민주화운동 장면을 급히 촬영하기도 했다.
정명규 MBC 기획제작팀장은 『드라마도 기획과 방영이 거의 동시에 이뤄지는 경향을 띄게 됐다. 물론 다큐멘터리는 2∼3년전부터 이러한 경향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왔지만, 드라마까지 이러한 태도를 취하게 된 것은 기획에서 방영까지 기간이 길면 급변하는 시청자의 취향을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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