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말 로드 액튼이라는 영국 역사학자가 한 동료 사학자에게 보낸 편지에서 『권력은 부패하기 쉽다. 절대권력은 절대로 부패한다』고 했다. 이 경구가 이제는 너무나 유명해져 널리 인용되고 있다. 돌이켜보면 5·6공의 최고권력자였던 전두환, 노태우 두전대통령의 비정과 부패도 권력의 독점과 전횡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인들의 긍지 가운데 으뜸인 것은 미국헌법이다. 미국건국의 아버지로 불려져온 헌법기초자들은 행정, 사법, 입법등 3권분립의 민주주의 체제를 명문화했다. 영국의 전제왕권을 탈출, 대륙에서 이상촌을 세우고자 했던 그들은 권력의 집중예방에 역점을 뒀다. 이들이 인류최초의 성문민주헌법인 미국헌법에 구현한 것이 「견제와 균형」의 정신이다. ◆미국헌법은 3부의 권한과 직능에 대해 개략적인 정의만을 내리고 있어 특히 대통령과 의회는 상호 부단히 부닥친다. 워터게이트사건과 같이 대통령과 의회가 극단적인 대립을 하는 경우 국정이 희생될 수 있다. 그러나 2백년 역사를 통해 국정이 치명적인 마비를 겪은 적은 없다. 백악관과 의회는 서로 타협의 길을 찾지 못할 때는 대법원의 판결을 요구했다. ◆헌법의 최종해석자로서의 대법원의 권위는 대단하다. 성역이나 다름없이 존중된다. 미국이 국가건설 2백여년만에 세계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우뚝하게 된것도 단순한 물리적인 힘만이 아니다. 올바른 가치관과 비전, 부단한 체제와 제도의 개선 및 합리적운영의 슬기에 있다.◆우리도 이제는 정경유착등 부패관행의 청산을 권력구조간의 힘의 균형차원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물론 지도자의 청렴의지가 중요하다. 그러나 그 뜻의 착근을 위해서도 제도적 장치는 있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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