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과정 답변서 공개 등 검토/5·6공 인사 정치연대도 관심전두환 전대통령이 3일 전격구속되자 전씨측근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2일 대국민발표문을 통해 정면도전을 선언할 때부터 구속을 각오했었지만 검찰이 사전구속영장까지 발부받아 강제집행할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전씨진영의 한 인사는 『전전대통령이 구속된 마당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느냐』며 망연자실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전씨측은 최악의 상황에 따른 대책마련에 부심하고있다. 무엇보다 전씨 구속만으로 사태가 일단락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경우에 따라선 신군부세력 전체가 줄줄이 사법처리되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전씨 자신도 이같은 사태를 예감한듯 전날 합천에 도착한 직후 장세동 전안기부장과 안현태 전경호실장등 측근들에게 구속이후 상황에 대비한 모종의 대응책강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이들의 향후 대응여부가 주목된다.
전씨 측근들은 이날 시내모처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전씨 구속이후의 대책을 논의했으나 사태파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측은 일단 전씨가 구속된만큼 기소후 재판과정에서의 법적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법적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이양우 변호사는 『향후 검찰수사방향에 따라 총체적 대응이든 개별대응이든 결정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나름대로 비상대책을 모색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전씨측은 우선 5·18사건과 관련해 자신들이 검찰에 제출했던 답변서를 조만간 공개하는등 비난여론을 희석시키는 작업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시말해 12·12에서 5·18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박정희대통령 시해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란 상황논리로 포장해 검찰측에 대응한다는 계산이다. 공소시효등 특별법제정과 연관된 문제에 대해서도「소급입법을 통한 정치보복」이라는 논리를 집중부각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정치권의 관심은 이들이 여권의 5,6공인사들과 정치세력화를 도모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선 최악의 궁지에 몰린 5,6공세력이 당장 정치세력화를 추진하지 않더라도 생존전략차원에서 자구책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이 적지않다. 전씨등 5,6공세력이 갑자기 이념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것도 민자당내 구여권인사들의 이탈촉발과 연대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신군부세력 단죄를 요구하는 여론의 흐름과 정국풍향등을 고려할 때 전씨진영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검찰주변에선 벌써부터 신군부출신 현역의원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임박했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구여권의 한 관계자는 『노태우씨에 이어 전씨까지 구속됨으로써 신군부세력의 존립기반은 사실상 와해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밝혔다.
따라서 전씨진영은 이미 구속된 노태우 전대통령 및 신군부인사들과 공동전선을 구축하는 데 치중하고 이를 토대로 재판과정에서 법적대응과 함께 5·18 특별법의 헌법소원등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민자당에서 이탈할 5공 핵심인사들과 연대해 정치적 대응방안도 은밀히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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