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저돌·공격형… 세과시·반발 성명/노씨수동·방어형… 애매모호한 발언전직대통령이 잇달아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에 응하는 전두환·노태우씨의 태도가 전혀달라 또다른 화제이다. 전씨가 공격형 정면대응을 하고 있다면 노씨는 방어형 수동형 대응을 하고 있다. 전씨는 검찰소환에 불응하면서 집앞 골목길에서 대국민성명을 낭독하며 할 말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노씨는 두차례의 검찰소환에 순순히 응한뒤 구속되면서 『모든것을 내가 안고 가겠다』고 알듯 모를듯한 말을 남겼다.
두사람을 잘아는 사람들은 이같은 상반된 대응태도를 우선 두사람의 성격차이에서 찾는다. 전씨는 육사생도시절부터 일을 우선 저질러놓고 보는 식으로 매사에 적극적이었고 사안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노씨는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가는 신중한 성격으로 여간해서는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다.
두사람과 육사11기 동기인 한인사는 두사람의 성격을 이렇게 비유했다. 『강둑에 있는데 강건너에서 불이나 연기가 치솟고 있다면 전씨는 자신이 직접 강을 건너가 불이난 현장을 확인하는 스타일이고 노씨는 강둑에서 회의를 소집한뒤 부하직원을 보내 현장정보를 수집해 오도록 한뒤 이를 토대로 판단을 하면서 불이 꺼지기를 기다리는 스타일』이라고 말한다. 전씨는 스스로 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먹는 스타일이지만 노씨는 나무아래서 감이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스타일이라는 것이다.
이 인사는 이같은 이유로 전씨가 출신집안이나 학벌이 상대적으로 미약함에도 불구하고 하나회의 리더가 됐고 먼저 대통령이 됐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사실 노씨는 전씨 밑에서 여권2인자를 하면서 사석에서도 친구인 전씨를 「각하」라고 깍듯이 불렀을 정도로 몸조심을 했고 천신만고의 기다림끝에 전씨가 자신을 후계자로 지명하자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맹세했다.
두사람은 성격외에도 이번 사건에 접근하는 방법이 전혀 달랐다.
전씨가 감정적인 접근을 했다면 노씨는 나름대로 법리적 논리적 접근을 하려고 했다.전씨는 여권의 특별법제정을 정치적 동기가 있는 자신에 대한 보복이라고 즉석에서 단정했지만 노씨는 축재비리를 통치자금이라고 주장하는가 하면 자신이 기업인으로 받은 돈은 뇌물이 아니라고 강변했다.
여기에는 두사람주변에 몰려든 참모진의 면면도 영향을 주었다고 봐야한다. 전씨 참모진중에는 율사는 이양우 변호사 한명정도였지만 노씨참모진은 정해창 전청와대비서실장 서동권 전안기부장 김유후 전청와대사정수석 정구영 전검찰총장 등 대부분이 율사출신들이었다.
두사람의 구속이 임박했을때 연희동 자택의 모습도 판이했다. 전씨집에는 연일 세를 과시한다는 인상을 줄 정도로 많은 측근들이 모여 단합을 과시했다. 그러나 노씨집은 구속이 임박해 오는데도 정전실장이 해외로 출국을 해버리는등 찾는이들이 없어 삭막했다.<염영남 기자>염영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