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 수의차림 3.5평 독방서 첫밤/초반 묵비권 시간지나며 “진술”/충격 심한듯 점심은 손도 안대검찰의 12·12및 5·18 특별수사본부가 만들어진지 3일만에 전두환씨는 차디찬 철창신세가 되고 말았다. 검찰의 구속영장청구와 집행은 전격적이었지만 전씨에게 지난 사흘은 생애 가장 길고 초조한 날들이었다.
수감된 전씨를 기다린 것은 검찰의 강도높은 철야조사였다. 전씨는 특별수사본부 김상희 주임검사등 4명으로부터 자정이 가까운 밤11시30분까지 12시간 가량 조사를 받은 후 자정을 넘겨서야 나무침대에 누울 수 있었다.
2일 아침 연희동 골목길에서 대국민성명을 발표할 때만 해도 위세당당한 모습을 보이려고 애쓰던 전씨는 안양교도소에 수감되고 검찰조사를 받은 3일 참담하고 초라한 형색이었다. 이날은 12·12군사반란을 도모한지 정확히 16년에서 9일이 모자란 날이었다.
전씨의 호송차량은 합천에서 4시간을 쉬지않고 달려 상오10시37분 교도소 정문 앞에 멈춰섰다. 지난번 노씨가 서울구치소에 수감될때 사용됐던 서울2버 4442호 검정색 프린스 승용차의 뒷좌석에 2명의 검찰수사관 사이에 끼여 앉은 전씨는 굳게 이를 다문 모습이었다.
전씨는 보안과에서 인적사항을 확인받은 뒤 소지품을 모두 제출하고 간단한 신체검사를 받았다. 이어 연희동측에서 미리 차입해둔 흰색 상의와 회색 바지 수의로 갈아 입었으며 보안과장으로부터 교도소 내에서는 금주금연이라는 등의 교도소수칙을 교육받고 곧바로 수감됐다. 노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불과 1.5㎞ 사이에 두고 또한명의 전직대통령이 「죄수」로 전락하는 순간이었다.
새벽부터 압송되느라 아침도 거른 전씨는 상오 11시40분부터 시작된 검찰출장조사중 미역국과 김치, 김등 1식3찬의 점심이 들어왔으나 충격을 이기지 못한듯 숟가락을 들지 않아 결국 두끼를 굶었다. 전씨는 검찰조사에서 처음에는 대체로 묵비권으로 일관했으나 조사가 심야까지 계속되자 검찰이 군사반란등 혐의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검사들이 돌아간 자정무렵 전씨는 이날 처음으로 혼자가 됐다. 3.5평 독거실에서 잠을 청한 전씨에게 백담사의 그해 겨울보다 더 춥고 긴 겨울이 시작됐다.<안양=장학만·김경화 기자>안양=장학만·김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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