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불똥 5·16으로 튀지 않을까” 불안감도『요즘 과거의 일만 들춰내 국민을 불안케 하고 있다』 『5·18사건을 수사하기 위해서는 특별검사제를 도입해야 한다』
최근 김종필 자민련총재의 언급들이다. 어찌보면 서로 상반되는 듯한 두 언급은 5·18 정국에서 그의 미묘한 처지를 반영해주고 있다.
김총재는 국민 여론을 감안해서인지 여권의 5·18특별법 추진에 원칙적으로 찬성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5·18정국에서 마음이 착잡하다.
김총재는 1일 사무처 월례조회에서 『고약한 한 두사람을 벌주기 위해 배를 난파시킬 수는 없다』고 여권의 5·18특별법 추진방식을 비판했다. 이에 앞서 그는 최근 지구당대회에서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뒤 지금까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마구 뒤집어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 한 사람이 법 위에서 이래라 저래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5·18관련자인 박준병 부총재를 만나 『여권이 5·18특별법을 제정, 비자금정국에서 탈출하려는 것 같은데 마음대로 잘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총재의 이같은 언급들은 내심 5·18특별법 추진을 탐탁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따라서 자민련이 특별검사를 임명하되 5·18사건과 92년 대선자금을 함께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물타기 전략이 아니냐』는 비판적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그가 특별법 추진에 소극적인 것은 자신이 5·16쿠데타의 주역이라는 점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자칫 「5·18」의 불똥이 「5·16」으로 튀어 자신의 이미지가 실추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강삼재 민자당총장은 최근 『5·16쿠데타를 일으키고 4대 의혹사건으로 정치자금을 조성했던 김종필씨야말로 쿠데타와 정경유착의 원조』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김총재측은 5·16과 5·18을 동일시하는 시각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김총재는 여러차례 『5·16은 당시 상황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조했다. 김총재측은 5·16을 「혁명」으로 규정하면서 신군부가 하극상을 통해 권력을 찬탈한 5·18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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