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5·18특별법 정국으로 불려져 왔던 지난 한 주간은 정말 머리가 돌 정도로 어지러웠다. 다들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지경이라고 아우성이다. 쿠데타 주모자와 관련자들에게 늦게나마 법의 심판을 받게 해야 한다는 명제에는 모두 긍정하고 있는데도 방법론에서는 이처럼 시끄러울 수가 없다. ◆김영삼 대통령이 지난 24일 민자당에 전격 지시했을 때부터 뒤통수라도 얻어 맞은 양 멍했던게 사실이다. 그때는 어리둥절한 분위기 속에서도 환영 일색이었다. 그러나 다음엔 소급 입법을 우려하는 소리가 여기 저기서 튀어나왔다. 헌법을 위반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들이었다. ◆그래서 헌법재판소의 선고를 기다려 보자는 쪽으로 기울어졌다. 그러나 미리 새어나온 선고 내용은 특별법 제정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야당쪽에서는 소원취하라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장애물을 제거했다고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그게 과연 잘한 일이었나 하는 소리가 다음날 터져 나왔다. ◆그 사이 여당내에서는 개헌론까지 제기되었다. 그러나 현 헌법 테두리안에서도 가능한데 왜 개헌을 하느냐는 반론에 부딪쳐 금방 수그러들고 말았다. 이처럼 아침 저녁이 다르게 급전 반전을 거듭하다 보니 갈피를 잡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동안 오간 법리논쟁만 해도 무법천지를 방불케 했다. ◆이처럼 무슨 전기가 있을 때마다 각정당과 그 정당의 지도자들의 반응도 각가지여서 혼란을 더욱 부채질 했다. 동일 정치인의 한 입에서 두세번씩이나 말이 바뀌어 나오니 도대체 무슨 말이 진짜인지 알 수가 없다. 이제는 이 현기증 정국을 정리할 때다. 이번 혼란은 서툰 정치솜씨에다 공다툼과 생색내기 경쟁 때문에 빚어진 것이다. 이제는 생각도 깊이 해보고 공론에도 부쳐 중지를 모으는 작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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