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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클렌런 「자유,질서 그리고 정의」(요즘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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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클렌런 「자유,질서 그리고 정의」(요즘 읽은 책)

입력
199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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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헌정사·원리 쉽게 서술 법치주의 의미 생각케5·18특별법 제정방침이 많은 사람들의 갈채를 받고 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이 대통령의 지시보다 앞섰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운 생각이 든다. 아직 우리는 법치보다는 인치가 앞서는 나라라는 생각을 갖게 된다. 어떤 나라라도 보다 성숙되고 선진된 나라로 나아감은 법치주의를 어떻게 뿌리내려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닐 것이다.

사법연구센터의 의장으로 있는 매클렌런 박사의 「자유, 질서, 그리고 정의」(범양사 출판부간)라는 책은 미국 헌정사의 헌정원리를 아주 평이한 문체로 서술한 책이다. 미국 헌법과 우리의 헌법이 명백히 다르다는 점을 충분히 생각하더라도 헌법에 기초한 법치주의의 토대를 굳건히 닦아온 미국의 경험은 오늘을 살아가는 한국인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우선 이 책은 미국이 오늘의 헌법을 가지기까지 겪었던 우여곡절을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헌법의 토대를 세운 선각자들은 절대권력의 위험함으로부터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려는 신념에 투철하였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무한정 인정된 개인의 자유가 가져올 파괴로부터 한 나라를 구하기 위한 적절한 국가권력의 확보에도 노력을 기울이게 된다.

미국 헌법은 세 가지의 축으로 이루어진다. 절대권력은 부패에 이르게 된다는 역사적 교훈으로부터 연방주의를 채택하게 된다. 그리고 권력의 집중과 한 기관이 다른 기관에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권력의 분립을 명확히 하고 있다. 끝으로 「사람이 아닌 법의 정치」라고 말해지는 법의 지배를 명확히 하고 있다. 이는 정치적 권한을 가진 모든 사람은 국가의 법에 구속되며, 그들의 공적인 행위는 헌법과 법의 기본원리에 합치되어야 함을 말한다.

중앙정부로 집중된 권한을 분산해 나가야 한다는 점과 권력분립, 그리고 법의 지배라는 미국헌법의 3가지 원칙은 우리 자신을 새삼 되돌아보게 한다. 3부 가운데서 상대적으로 행정부의 힘이 과도해질 경우 발생하기 마련인 폐해를 우리는 이미 충분히 경험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연약한 입법부와 사법부의 권한을 정상화시켜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야 한다.

미국의 헌정사는 완전하지는 않지만 권력에 대한 끊임없는 견제와 균형을, 그리고 헌법을 수호하는 사법부의 역할에 큰 기대를 걸어야 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 아울러 이 책은 사법부가 국민정서나 여론에 초연해야 하며, 그들의 판단은 철저히 헌법정신에 의해 운용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다.<공병호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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