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아공 진실·화해위위원장 투투 성공회대주교(뉴스 메이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아공 진실·화해위위원장 투투 성공회대주교(뉴스 메이커)

입력
1995.12.01 00:00
0 0

◎사면권까지 갖고 구백인정권 범죄행위 조사/정파·복수심 넘어서 화합차원 과거청산 기대『곪은 상처를 치료하자면 상처부위를 자르지않으면 안됩니다. 그러나 치료는 과거에 대한 복수가 아니라 미래의 화합을 위한 것입니다』

과거 백인정권이 저지른 범죄행위를 밝히기 위해 구성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진실·화해 위원회」위원장으로 지난 29일 임명된 데스몬드 투투(64) 성공회대주교는 이런 말로 과거청산의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8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투투대주교는 백인정권하에서 비인간적 인종차별정책에 맞서 비폭력 저항운동을 이끌었던 남아공 흑인의 정신적 지도자. 그는 특히 80년대 현 집권세력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등 흑인해방운동단체들을 불법화했을 당시 국제사회로부터 남아공에 대한 경제제재조치를 유도, 백인정권에 큰 타격을 주기도 했다.

이런 전력의 투투대주교가 이번에는 흑인정권하에서 첨예한 흑백갈등을 야기하고 있는 과거청산문제를 떠맡게 된 것이다. 넬슨 만델라대통령이 투투대주교를 「해결사」로 임명한 것은 그들의 오랜 개인적인 친분을 뛰어 넘는 의미가 있다.

만델라는 이 위원회의 설치목적을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얼룩진 과거에 대한 진실을 규명, 흑백이 화합하는 새로운 미래를 건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즉 「복수심 가득한」과거단죄보다는 흑백화합이라는 큰 틀아래 진실규명작업을 벌이겠다는 의지이며 이런 맥락에서 비폭력 평화주의자인 투투대주교가 그 일을 맡을 적임자라는 것이다.

투투대주교가 많은 흑인으로부터 존경을 받으면서도 정치인이 아니라서 특정정당이나 정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도 선임의 주요 이유중 하나.

그를 비롯한 흑백으로 구성된 17명의 소속위원들은 앞으로 백인정권의 범죄행위뿐 아니라 아프리카민족회의등 반인종차별운동을 벌였던 단체들의 불법행위여부에 대해서도 조사를 하게 된다.

또 흑백갈등의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문제와 죄를 뉘우치는 자들에 대한 사면권도 갖게된다.

투투대주교는 무엇보다 흑백간 화해를 강조하고는 있으나 『과거를 쉽게 잊는 자는 잘못된 과거를 다시 반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그의 말이 암시하듯 진실을 밝히는데는 결코 타협하지않을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가 300여년간에 걸친 흑백갈등과 반목의 상처들을 어떻게 치유해갈지 기대가 된다.<조재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