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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러 따뜻한 겨울 총선영향 관심(지금 이곳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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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러 따뜻한 겨울 총선영향 관심(지금 이곳은)

입력
1995.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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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년 지리노프스키 돌풍때와 기온 비슷『올 겨울도 시작이 이상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춥지 않을 것 같다』

겨울의 문턱을 갓 넘어선 모스크바 시내를 달리는 택시운전사들의 얘기다.

달포전 첫 추위와 함께 큰 눈이 내릴때만 해도 올 겨울은 여느 해와는 달리 한파가 몰려올 것이라는 게 기상청 예보였다. 모스크바 시당국도 집없는 걸인들이 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두번째 「시민의 집」개장을 서둘렀다.

그러나 세상을 하얗게 덮었던 눈은 따뜻한 날씨로 곧 녹아내렸고 도로는 진창으로 변해버렸다. 진흙탕을 뒤집어 쓰고 달리는 자동차들은 낮게 깔린 하늘과 함께 요즘의 모스크바를 더욱 음산하게 만들고 있다.

모스크바 기상센터는 1879년부터 1965년까지의 연평균 기온(섭씨 4.1도)을 기준으로 이보다 높으면 「따뜻한 해」로, 낮으면 「추운 해」로 분류한다. 80년이후 추운 해로는 87년이 유일하고 나머지는 모두 따뜻한 해로 기록됐다. 지난 1월의 평균기온도 1879∼1965년의 평균기온(영하 10.2도)보다 5.2도나 높았고 94년 1월의 경우 5.7도가 높았다.

이같은 이상난동 현상은 올 겨울에도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게 모스크바 기상센터에 근무하는 엘레나의 전망이다. 엘레나는 북쪽에서 한랭한 고기압이 내려오는 대신 남쪽에서 따뜻한 바람이 올라오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최근들어 더욱 심해진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의 매연으로 인한 환경파괴, 이에 따른 온실효과를 이상난동의 주 요인으로 꼽고 있다.

모스크바 시민들에게 따뜻한 날씨는 92년부터 부쩍 오른 난방비에 대한 걱정을 덜어주는 낭보다. 특히 오는 17일의 총선으로 또 다시 격동의 세월을 지내야 할 지도 모를 이들에게 따뜻한 날씨는 무엇보다도 다행한 일이다.

재미있는 것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의회를 무력으로 진압했던 93년 10월의 날씨가 1917년 10월 볼셰비키 혁명당시와 비슷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올 12월의 날씨도 극우 민족주의자 지리노프스키의 자유민주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지난 총선(93년 12월)때의 날씨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다.

이번 총선의 이변과 닥쳐올 격동의 세월을 예고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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