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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연극 짙어지는 예술성/광주의 한·아픔등 감정전달차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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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연극 짙어지는 예술성/광주의 한·아픔등 감정전달차원 넘어

입력
1995.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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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와 연관작업등 다각적묘사 활발5·18 광주민주화운동은 연극작품 속에 어떻게 다루어져 왔나. 시간이 흐르면서 5·18연극은 사실과 감정전달 차원을 넘어 공연예술로서의 완성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 모습의 변화는 광주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그대로 보여준다. 지금까지 공연된 5·18연극들을 살펴본다.

5·18연극의 본산은 역시 광주. 광주의 극단 토박이(대표 박효선)와 놀이패 신명(대표 김정희)은 직접적인 경험에 바탕을 두고 광주를 다룬 일련의 작품을 내놓았다. 87년까지는 5·18을 연상할 수 있는 내용이 암시적으로 그려지거나(「호랑이 놀이」) 비극적이고 암울한 정서, 살아남은 사람들의 패배감과 죄책감등이 묘사됐다(「잠행」). 대학 연극반에서도 비슷한 작품들이 공연되는 것이 고작이었다. 문학이나 음악부문보다 뒤늦은 점은 연극이 집단작업이며 관객들을 앞에 두고 공개적으로 보여지는 장르인 탓이 크다.

그러나 88년 제1회 민족극한마당에 참가한 「금희의 오월」(극단 토박이)과 「일어서는 사람들」(놀이패 신명)은 광주에 대한 명예회복의 장이었다. 시장사람들의 활기찬 모습 속에서 당당한 광주를 재현(금희의 오월)하거나 춤을 이용해 진한 감동을 전달(일어서는 사람들)하는등 긍정적인 모습들이 새로운 5·18연극의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연우무대의 「새들도 세상을 뜨는구나」(88년)와 극단 아리랑의 「점아 점아 콩점아」(89년)는 초토의 이미지, 망자혼례굿 형식을 통해 부분적으로 광주에 대한 내용을 담은 작품들로 관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90년대 들어서는 대학극이나 민족극계열의 극단이 아닌 전문극단에서 광주문제가 본격적인 소재로 부각됐다. 90년 극단 맥토의 「시민 조갑출」, 93년 극단 춘추의 「춤추는 시간여행」이 서울연극제에 공식참가했다는 점에서 광주에 대한 「열린 대화공간」을 반증해 주었다. 94년엔 극단 열린무대의 「하늬」가 부산연극제에 출품돼 1위를 차지했다. 갑오농민전쟁과 광주를 교차시켜 민중저항의 필연성을 설득하고자 하는, 역사적 구조와 연관지은 해석이 엿보였다.

「춤추는…」이 가해자의 속죄를 구하는 내용을 담은 데 이어 「시민 조갑출」, 「모란꽃」(93년 극단 토박이), 또 현재 공연되고 있는 「슬픔의 노래」(극단 열린무대―동수)는 광주를 직접 경험했던 당사자들의 지워지지 않는 상처와 심리를 면밀히 묘사하고 그 치유책을 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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