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엔 「종」 입장” 계산도 작용노태우 전대통령측은 전두환 전대통령측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결사항전 태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5·18특별법문제에 관한 한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있다. 노씨자신은 면회온 측근들을 통해 특별법제정소식을 전해듣고 낙담하는 표정이었으나 구체적 대응방향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고있다. 노씨진영의 한 인사는 『노전대통령이 구속된 상태에서 우리가 무슨 대응과 대책을 세울 수 있겠느냐』며 사실상 「백기항복」을 선언하고 있는 실정이다.
노씨측이 이같이 5·18특별법제정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우선 이에 대응할만한 여력이 없는데다 내부진용마저 약체이기 때문이다. 사실 24일 여권이 5·18특별법제정방침을 정하자 전씨측은 노씨측에 공동대응의 성명을 발표하자고 제의했으나 『그럴만한 여력이 없다』고 거부했었다. 노씨진영은 이와 함께 5·18문제에 관한 한 전씨가 주이나 노씨는 종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는 점도 소극적 입장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듯하다.
현재 노씨측이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특별법제정으로 인해 노씨가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미 뇌물수수죄등 부정축재혐의로 구속돼있는데 또다시 내란죄나 군사반란죄까지 추가된다면 그야말로 설상가상의 처지에 놓이기 때문이다. 노씨의 법률자문을 맡고있는 측근들이 이번주들어 『법절차상의 혼란까지 초래하며 꼭 처벌해야 하느냐』며 「과정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도 특별법제정이 노씨의 신변에 미칠 악영향을 계산한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여권과의 담판용으로 유보하고 있는 대선자금지원등 비자금의 사용내역도 여론의 관심이 특별법제정으로 옮겨감으로써 점차 효용가치를 잃어가고있어 노씨진영의 선택의 폭을 점점 좁혀가고 있다. 노씨 구속을 전후해 잠시 얼굴을 내비치던 측근들도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 특별법제정문제가 부각된 이후에는 아예 외부와의 접촉을 기피하고 있다. 노씨진영의 한 관계자는 『비자금사건과 달리 5·18문제는 측근들이 나설 성격이 못된다』고 말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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