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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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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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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대통령이 요즘 열심히 공부한다는 「논어」에 「혜이불비」라는 말이 있다. 남에게 좋은 일을 하되 힘든 시늉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군자의 행실은 마땅히 그러해야 한다는 가르침이다. 노태우 전대통령 비자금 수사로 온 나라가 시끄러웠던 11월에도 이런 의인들의 선행은 끊이지 않았다. ◆올해 금탑산업훈장을 받은 중견 건설업체 (주)부영의 이중근 회장은 경희대 수원캠퍼스에 2백억원을 들여 기숙사를 지어주기로 하고 3일 약정서를 대학측에 전달했다. 전남 승주가 고향인 이회장은 고학을 결심하고 서울로 올라와 건국대에 진학했으나 결국 학비를 마련치 못해 중퇴할 수밖에 없었다. ◆동기를 묻는 질문에 이 회장의 대답은 이렇다. 『시골출신 학생들의 어려움을 평소부터 안타깝게 생각해 왔다.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집지어 주는 일밖에 더 있겠는가』 경기 성남시 중앙국민학교 어린이들은 골수백혈병으로 누워 있는 한 학우에게 전교생이 모은 4백80만9천원을 치료비로 전달하다가 함께 껴안고 울고 말았다. 17일에 있었던 일이다. ◆미국에서 컴퓨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재미교포실업인 이종문씨는 20일 고려대에 1백만달러를 보내왔다. 외국에 살면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지 못해 방황하는 교포 2·3세들의 민족교육기금에 보태 달라는 것이 그 취지다. ◆같은 날 재일교포 할머니 서홍련씨는 제주 서귀포의 임야 1천7백여평(약 2억3천만원)과 현금 1천만원을 서귀포시에 기증했다. 마을 복지회관을 짓는데 써 달라고 했다. 서씨는 『타계한 남편이 고향인 서귀포를 늘 그리워했다』고 말했다. 이런 이들이 있음으로 해서 우리는 오늘같은 절망적인 가치관의 혼란 속에서도 이웃을 믿고 살아갈 힘을 얻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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