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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아이러니 겪는 정경식 헌재 재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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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아이러니 겪는 정경식 헌재 재판관

입력
1995.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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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합수부파견 정승화씨 조사참여/5·18 헌소 주심맡아 신군부 단죄 나서검찰의 5·18 불기소결정과 관련, 3건의 헌법소원중 이신범씨 등이 낸 헌법소원의 주심인 헌법재판소 정경식(58)재판관은 우리 시대의 「역사의 아이러니」를 몸으로 겪어야 할 사람.

그는 80년 당시 가해자 편에 섰다가 이제 신군부를 단죄해야 할 지 모르는 입장에 서있다. 그의 처지를 두고 법조계 주변에서는 『정재판관이 처한 입장은 격동의 80년대를 살아온 법조인들의 모순이며 역사적 평가를 미뤄온 우리 모두의 책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판관은 대구고검장을 끝으로 28년간 검사생활을 마감하고 지난해 9월 대통령추천으로 헌재에 들어왔다. 그는 서울지검 공안부 검사였던 79년 10·26직후 계엄사 합동수사반으로 파견돼 정승화 육군참모총장 등을 조사, 정총장을 구속하는데 참여했다.

또 80년 5월 박철언 전 의원등과 함께 국가보위 비상대책위원회 법사위원회에도 참여, 신군부측에 법적인 통치논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경북고를 나와 사시1회중 TK인맥의 대표주자였던 그의 검찰재직시 프로필에는 「공안통」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닐 만큼 주요 시국사건을 담당했다.

92년 14대 대선 직전에는 부산지검장으로 있다가 부산초원복집사건으로 대검공판 송무부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이후 헌재재판관으로 임명됐다. 한편 고영구 변호사 등 5·18 헌법소원 변호인단은 지난 22일 이같은 정재판관의 전력을 이유로 재판관 기피 신청을 내기도 했었다.<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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