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밀한 사전계획 군사반란 규정/전사령관 좌천설에 정총장 연행 결행/최 대통령재가 못받자 공관 무력장악5·17군사쿠데타는 신군부의 12·12군사반란에서 배태되었다. 그리고 5·18광주민주화운동 역시 이연장선상에 있다. 검찰은 12·12주동자들에 대해 기소유예처분을 내렸지만 12·12는 명백한 군사반란이라고 규정지었다.
검찰은 지난해 10월29일 12·12관련 고소·고발사건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 발표에서 『12·12사건은 신군부측 리더인 전두환 당시 합수본부장이 군권을 탈취키 위한 치밀한 사전계획 아래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재가와 승인없이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강제연행하고 병력을 불법동원해 군 지휘체계를 무력화시킨 군사반란사건』이라고 결론지었다.
검찰의 당시발표를 토대로 12·12상황을 재구성해본다.
◇사건배경과 사전모의
10·26후 계엄사령관을 겸직하고 있던 정육참총장과 전합수본부장겸 보안사령관간에 군요직인사 및 전본부장의 월권행위등을 둘러싸고 갈등이 빚어졌다. 12월초 군일각에서 정총장이 전본부장을 한직으로 인사발령 시킬 것이라는 설이 나돌자 전본부장은 이같은 인사조치를 차단하고 정총장을 제거, 군의 주도권을 장악키 위해 정총장의 강제연행을 결심했다.
전본부장은 12월7일 노태우9사단장과 만나 12일을 거사일로 최종 결정하고 유학성 국방부 군수차관보, 황영시 1군단장, 차규헌 )수도군단장, 박준병 20사단장, 백운택 71방위사단장, 박희도 1공수여단장, 최세창 3공수여단장, 장기오 5공수여단장, 장세동 수경사30경비단장, 김진영 수경사33경비단장등 자기 계열의 수도권지역 주요 지휘관들에게 이날 하오 6시30분 경복궁 수경사 30경비단장실에 집결토록 했다.
또 허화평 보안사령관 비서실장, 조홍 수경사 헌병단장은 전본부장의 지시에 따라 정병주 특전사령관, 장태완 수경사령관, 김진기 육본헌병감등 육본 직할부대장을 연희동 요정으로 유인했다.
◇정총장 강제연행
12월12일 하오 7시10분께 허삼수 보안사 인사처장, 우경윤 육본범죄수사단장겸 합수부수사2국장등은 보안사 수사관, 수경사 33헌병대 소속 1개 중대병력과 함께 한남동 육참총장공관에 도착, 부관실과 공관입구, 헌병초소등을 장악했다. 허·우대령이 응접실에서 정총장에게 진술을 받아야 겠으니 녹음시설이 돼있는 곳으로 가자고 요구하자 정총장은 수행부관에게 국방부장관이나 대통령에게 재가사실을 확인키 위해 전화연결을 지시, 이재천 수행부관이 다이얼을 돌리는 순간 보안사 수사관 3명이 수행부관과 경호장교에게 권총 10여발을 난사했다. 총격전 끝에 공관을 제압한 합수부측 허대령은 정총장을 강제로 승용차에 태워 보안사 서빙고 분실로 연행했다.
◇병력동원과 대통령 사후재가
12일 하오 6시43분께 전본부장이 이학봉 중령과 함께 최규하대통령에게 정총장을 연행, 조사하겠다고 보고했으나 최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전본부장은 이에따라 정동호 대통령경호실장 직무대리와 고명승 작전담당관등으로 하여금 총리공관 특별경호대의 무장을 해제한후 경호실병력으로 총리공관을 장악, 외부인사의 총리공관 출입을 통제했다.
또 30경비단장실에 모여있는 수도권 지휘관들과 함께 대통령 재가가 여의치 않을 경우 군병력을 동원, 육군의 정식 지휘계통을 제압키로 하고 최3공수여단장과 장5공수여단장은 소속부대로 출발하고 박1공수여단장과 노9사단장은 각각 부여단장과 사단참모장에게 병력출동준비를 지시했다.
이날 하오 9시30분께 전본부장과 유중장등 6명이 최대통령에게 집단으로 재가를 요구했으나 계속 거부하자 11시께 전본부장은 박1공수여단장에게 병력을 출동시켜 국방부와 육본을 점령하고 노재현 국방부장관을 보안사로 연행해오라고 지시했다. 또 최 3공수여단장에게는 특전사령관 체포와 경복궁으로 병력을 출동시킬 것을, 장5공수여단장에게는 국방부와 육본점령을 각각 지시했다. 노9사단장은 구창회 사단참모장에게 중앙청으로 병력을 출동시키라고 지시했고 황1군단장은 이상규 2기갑여단장과 박희모 30사단장에게 각각 병력을 중앙청과 고려대학교로 출동시키라고 지시했다.
13일 새벽 3시50분께 국방부장관실로 연행된 노국방부장관은 총리공관으로 가던중 보안사 정문에서 강제하차당한 후 보안사령관실에서 정총장 연행문서에 서명한 뒤 새벽 5시10분께 총리공관으로 가 최 대통령에게 재가를 건의해 최대통령은 정총장 연행보고문서에 서명했다.<박정태 기자>박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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