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대규모 소탕작전 반군거점 함락 눈앞/타밀족,요인암살·인체폭탄 공격 등 거센 저항지난달부터 타밀 반군에 대한 대규모 소탕작전에 나선 스리랑카 정부군이 반군의 최후 거점인 자프나시 함락을 목전에 두고있어 12년을 지속해온 내전이 끝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여명작전」으로 명명된 이 소탕작전에 병력 3만 5,000명과 보유 탱크와 전폭기등을 총동원한 정부군은 작전 개시 40여일 만인 27일 현재 자프나시 일부를 장악한 채 타밀반군과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죽음을 불사한 반군의 저항도 만만치는 않으나 화력이 월등한 정부군의 승리는 시간문제라는 것이 군사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다.
그러나 이 승리가 내전의 종지부가 될 것으로는 아무도 믿지 않는다. 반군 타밀엘람해방호랑이(LTTE)의 지도자 벨루필라이 프라브하카란은 이날 찬드리카 쿠마라퉁가 대통령(50·여)의 협상 제의를 또 일축했다. 이들의 유일한 목표는 엘람(독립국)이라는 명칭대로 독립된 타밀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다.
인도대륙으로부터 1,000여년전 이주해 온 타밀족은 스리랑카 전체인구 1,800만명의 6.6 %인 120만명에 불과한 소수민족으로 83년부터 조직적인 항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양측 희생자가 최소한 6만명 이상으로 집계될 만큼 내전은 치열한 양상을 보여왔다.
내전양상이 이처럼 참혹해진 이유중에 하나는 민족문제뿐 아니라 불교대 회교(타밀)대립이라는 종교문제까지 얽혀있기 때문이다.「남아시아판 보스니아」인 셈이다. 「검은 호랑이」로 불리는 여성, 어린이까지 몸에 폭탄을 두르고 적진에 뛰어들며 성전의지를 다진다. 타밀반군은 93년 라나싱헤 프레마다사 당시 대통령을 암살하는등 정부요인에 대한 테러는 물론 싱할리족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자비한 학살도 서슴지 않는다.
지난해 8월 내전종식을 내걸고 당선된 쿠마라퉁가 대통령은 타밀자치정부 수립을 중재안으로 내놓았으나 타밀측이 지난달 이를 거부한후 총공세를 명령했다. 평소 평화주의자로 알려진 그는 LTTE의 프라브하카란에 대해 『도저히 타협이 불가능한 과대망상가』라고 넌더리를 냈다.
주변국 또한 속수무책이다. 반군들이 바다 건너 마주보고 있는 인도의 타밀 나두주 동족과 은밀히 교류하고 있어 섣부른 개입은 자칫 국제전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인도가 89년 평화유지군 명목으로 파병했으나 주둔 22개월만에 서둘러 빠져나오고 말았다. 되풀이되는 살육에도 불구, 이를 스리랑카의 내전으로 간주해 애써 외면하는 것이 주변국들이 취하는 유일한 「스리랑카정책」이다.<윤석민 기자>윤석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