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물가·실업 3대 거시지표 “모두 만족”/경영 세계화추세 적응·통화정책 성공 바탕/주가 5,000선 돌파·기업 영업순익 사상최대미국경제가 쾌속항진을 하고 있다. 미국기업들은 사상 최고의 순익을 내고 있고 다우 존스 공업주가지수는 지난 21일 대망의 5,000선을 돌파했다. 또 흔히 세마리의 토끼로 비유되는 성장 물가 실업등 3대 거시지표 모두를 마침내 잡아냈다.
경제성장의 가장 중요한 척도인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3·4분기중 4.2% 증가했다. 일본이나 독일등 다른 선진국가들에 비해 미국 스스로가 자랑할만한 수준이 아닐 수 없다. 실업률은 5.5%로 사실상 완전고용상태이고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8%에 불과하다. 경기과열 논란과 함께 신경을 곤두세웠던 인플레문제 역시 너끈히 해결된 셈이다. 미국기업들은 지난해 사상최고의 영업순익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에도 5,000억달러의 순익을 낼것으로 추산된다.
불과 몇년전만 해도 침몰하는 거대 항공모함에 비유되던 미경제가 이제 순항길에 접어든 것은 90년대 들어 체질이 전례없이 강화됐기 때문이다.
체질강화의 단기요인으로 앨런 그린스펀의장이 이끄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성공적인 통화정책이 으뜸으로 꼽힌다. 지난 1∼2년사이 미국경제는 과열기미를 보이면서 인플레 우려가 일자 그린스펀은 두 달에 한번꼴로 금리를 인상, 성공적으로 경기를 조절했다.
그러나 보다 구조적으로는 경제의 세계화라는 환경적 요인에 주목하는 견해들이 설득력있게 제시되고 있다. 비약적인 기술발달 속에서 세계경제는 급속히 한 단위를 이루는 새로운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월등한 자본력을 갖추고 세계적 차원의 경영에 익숙한 미국기업들에 가장 유리한 조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의 대부분 다국적 기업들은 수익의 절반 가량을 해외영업에서 거두어들이고 있다. 또 이들의 해외생산은 일본이나 유럽기업들보다 두배나 된다. 가령 이스트만 코닥사는 수익의 40%를 해외에서 달성했다. 또 휴렛 패커드사는 페소화 하락으로 멕시코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다른 남미국가에서는 기록적인 영업실적을 올렸다.
특히 컴퓨터를 근간으로한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이들은 이제 국내적 경제요인이나 자연적인 경기순환의 고리를 탈피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같은 기술 발달과 세계 경영이 미국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요인이자 미국경제 성장의 원동력으로 꼽히고 있다. 비온뒤 땅이 더 굳듯 불황을 뚫고 나온 미국경제는 당분간 쾌속항진을 지속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지배적이다.<뉴욕=조재용 특파원>뉴욕=조재용>
◎미 경기 호조의 그늘/주택·의료 등 가계부담늘어 국민들은 “불만”
경기신장에도 불구, 미국인들은 정작 생활에 큰 불만을 느끼고 있다.
지표상 경기는 좋아졌지만 이에 따른 각종 부담은 늘어 가계에 주름살만 늘어간다고 불평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중산층들이 현재 가장 불만인 점들은 주택 교통 의료 교육및 육아등이다. 주택의 경우 직장에서 가까우면서 쾌적한 환경이 보장된 집을 원하지만 이런 주택은 당연히 값이 비싸 웬만한 직장인들에게는 요원한 꿈일 뿐이다. 이때문에 시외곽에 집을 구할 수밖에 없고 가구당 최소한 두대의 차를 굴려야 하는 부담이 생기게 된다.
의료수요의 확대와 기술의 발전으로 의료비가 폭등, 70년대에 비해 의료및 보험료가 무려 50%나 늘어났다. 육아와 교육비 역시 엄청나게 증가해 맞벌이 가구의 경우 일년 평균 1만6,000달러수준에 이른다.
미경제학자들은 공공부문에 대한 국가의 투자가 부족한 상황에서 그 부담이 결국 국민 개개인에게 돌아가게 된 셈이라고 지적하고있다.
미국민은 이같은 불만을 내년 대통령선거에서 표출할 것으로 보여 클린턴의 재선가도에 걸림돌의 하나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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