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작은감동 날카롭게 포착 섬세함 보여정치드라마, 대하드라마 등 규모가 큰 드라마가 유행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드라마의 규모가 작을 때는 유명작가와 연출가, 연기자들을 앞세워 화려하게 포장하기도 한다.
MBC 미니시리즈 「연애의 기초」(황선영 극본, 황인뢰 연출)는 드라마 과포장 시대에 작지만 무게가 있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것이 무엇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 드라마는 방송작가, 연출가, 탤런트, 시청자등 방송과 연관이 있는 주인공 네사람을 내세워 살아가는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리고 있다. 주인공의 시점을 중심으로 네가지의 에피소드를 만들어 나간다.
이 드라마에서는 연출의 개성을 보고 느낄 수 있다. 황PD는 「샴푸의 요정」 「고개숙인 남자」등의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일상의 작은 감동을 날카롭게 포착하는 섬세함을 보여줬다. 이 드라마에서도 그는 사랑, 이별등에 따른 감정의 기복을 그리면서 시청자를 미소짓게 하거나 평범함 속에서도 의미있는 감동을 느끼게 한다.
그는 또한 영상주의자이다. 대사와 출연자의 연기가 극도로 절제되어 있지만, 영상으로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정감 넘치는 드라마를 꾸며가고 있다. 잘 다듬어진 영상은 신인작가, 비전문 연기자들의 대거 출연 등에서 비롯된 허점과 한계를 극복하고 드라마의 질을 높여준다. 아울러 삶의 아름다움을 그리려는 의도를 충족시켜 주고 있다.
이러한 연출력은 개그맨 정재환, 가수 김창완등 비전문 연기자들을 자연스럽게 극 속에 녹아들게 해 드라마를 보는 즐거움을 더욱 크게 해주고 있다. 황PD와 몇번 호흡을 맞춘 바 있는 김창완은 개성을 살리면서 주인공으로서의 역할을 무난하게 해내고 있다. 드라마에서는 제작비와 규모, 스타 연기자 외에도 연출과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작이다.<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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