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차 내수시장을 사수하라”/현대「그랜저 96」 내년 7월 출시/4,000㏄급 97년까지 개발/대우「아카디아 96」 하반기에/「A카」 98년경 독자생산「국내 대형차시장을 순순히 내 줄 수 없다」
한미자동차협상 타결로 내년부터 외국업체들의 대형차시장 공세가 거세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 기아 대우등 국내 자동차업체들은 시장을 사수하기 위해 서비스망을 확충하는등 소프트웨어 강화와 함께 신차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그랜저의 라디에이터그릴 헤드램프등 일부 외관을 변경한 「그랜저96년형」을 내년7월께 내놓고 배기량 4,000∼4,500㏄의 리무진급 대형승용차를 97년까지 개발키로 했다. 기아는 일본 마쓰다와 공동으로 개발한 배기량 3,000㏄급 대형차 「T―3」(프로젝트명)을 내년 6월께 시판키로 했다. 대우자동차도 내년 하반기중 「아카디아96년형」을 시판키로 하는 한편 98년초 시판을 목표로 2,500∼3,000cc의 「A카」(프로젝트명)를 개발하고 있다.
신차를 개발하려면 대당 3,000억∼4,000억원이라는 막대한 개발비가 소요된다. 중소형차의 경우 월1만대 내외씩 판매하기 때문에 3∼4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지만 대형차는 성공한 경우에도 판매대수가 월3,000대 수준이어서 신차개발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다. 국내 업체들의 수출차량도 중소형차가 주종을 이루고 있는데다 대형차는 가격등에서 경쟁력이 없어 수출도 쉽지 않다.
그러나 업계는 외관이나 내장, 구동장치등 모든 것이 고급일 수 밖에 없는 대형차생산기술이 「중소형차 생산기술의 선도자」역할을 한다는 점 때문에 대형차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형차를 포기하면 기술력이 제자리에 머물러 도미노현상처럼 중형 준중형 소형차시장도 무너지고 말 것이라는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같은 차원에서 기아자동차와 마쓰다의 대형차 공동개발은 대형차 개발의 가장 큰 문제점인 비용부담을 줄인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기아와 마쓰다는 92년 반반씩 투자해 대형차 개발에 나서 지난 8월 제작을 완료했다. 마쓰다는 이 차를 지난달 열린 도쿄모터쇼에 「뉴센티아」라는 이름으로 내놓았다. 기아는 내년초까지 현재 왼쪽에 붙은 핸들을 오른쪽으로 옮기고 범퍼등 앞뒤 모습을 일부 조정한 기아모델을 완성해 내놓을 계획이다.
내년 6월께 선보일 「T―3」은 3,000cc급 V6 DOHC엔진을 장착하고 실내 오디오·비디오시스템, 인공위성을 통해 운행정보를 받을 수 있는 글로벌 포지셔닝시스템(GPS), 각종 차량 결함을 진단하는 자가진단기능등 최첨단장비를 갖추고 있다. 기아는 「T―3」을 내놓으면서 현재의 포텐샤3.0은 생산을 중단하고 포텐샤2.0은 계속 생산해 전차종생산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현대는 내년중 기존 그랜저모델을 개량한 그랜저96년형을 내놓는데 이어 97년 4,000∼4,500cc의 8기통엔진을 단 리무진급 대형승용차를 양산한다는 방침아래 울산 중앙연구소등에서 신차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또 대우는 98년 이후 「A카」로 대형차시장을 석권한다는 전략아래 부평의 기술연구센터에서 본격적인 신차개발작업을 펴고 있다. 대우는 새 대형차는 디자인부터 엔진설계까지 해외제휴선없이 독자개발키로 했다고 밝혔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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