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50돌 기념 내달 2일 단대 난파음악원서/작곡가협,협회결성 39년만에 대규모 행사/장장 7시간동안 가곡·실내악 등 51곡 연주한국작곡가협회(회장 김용진)는 12월 2일 단국대 난파기념음악원에서 광복50주년기념 대한민국 작곡대제전을 개최한다. 56년 협회가 결성된 이후 처음으로 국내 작곡가들이 한 마음이 되어 마련하는 큰 잔치이다. 해방이후 작곡계는 협회보다는 동인중심으로 움직여 왔다. 그러다가 지난 3월 협회의 신임집행부 출범을 계기로 협회중심의 활동을 시작했다. 창악회 미래악회 아시아작곡가연맹 작악회등 대표적인 15개 작곡단체가 협회의 산하단체로 가입했고 힘을 모아 뜻깊은 잔치를 열게 됐다.
현재 창작음악분야의 여건은 매우 열악하다. 새 곡을 발표할 무대가 없다. 협회에 의하면 서울시향은 90∼94년 110차례 정기연주회를 가졌지만 창작곡 연주는 16곡에 불과했다. 코리안 심포니는 42회중 4곡이며 그나마 다른 악단들은 한국작품 연주실적이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 발표회를 여는 것은 웬만한 작곡가로서는 엄두도 못 내는 일이다.
작곡가들은 『기업이 국내외 유명 음악인들의 연주회는 엄청난 돈을 들여가며 경쟁적으로 지원하지만 작곡발표회는 외면한다』고 지적한다.
지난 10월 열린 「한국교향악 50주년 기념공연」에서 서울시향이 이돈웅의 창작교향시「나라」를 초연하려 했다가 협찬사가 추가비용 500여만원을 지원하지 않아 외국곡으로 대체한 일도 있다. 문화지원을 표방하는 한국기업메세나협의회도 창작음악의 활성화에는 무관심한 편이다.
상오 10시부터 하오 8시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창작음악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살펴보는 세미나와 대표적 가곡·실내악곡을 소개하는 연주회로 구성된다. 연주회는 하오 1시부터 7시간동안이나 계속되는데 오현명 강화자 신동호 임웅균 고성현과 서울바로크합주단등이 꾸미는 수준높은 무대이다.
소개되는 가곡은 「봉선화」(홍난파) 「동무생각」(박태준·이상 해방전 작품), 「그네」(금수현·50년대), 「못잊어」(하대응·60년대), 「그리운 마음」(김동환·70년대), 「사랑」(이건용·80년대)등 31곡. 실내악곡으로는 김순남의 「피아노협주곡」을 비롯, 윤이상 이성재 백병동 김정길 황병기 나인용 최승준 강석희등의 작품 20곡이 연주된다.
김용진 회장은 『소위 문화대국들은 무대에서 자국의 작품들이 지속적으로 연주되도록 일종의 「연주쿼터제」를 시행하는등 국가적 배려를 하고 있다』며 『우리도 훌륭한 작곡가와 작품을 배출하기 위한 배려와 지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은시인의 대하서사시 「백두산」이 문호근 연출의 가극으로 27∼30일(27∼28일 하오 7시30분 29∼30일 하오 4시 7시30분) 세종문화회관무대에 올려진다.
지난해 14년만에 완간된 원작은 19세기말부터 1940년대초 백두산을 근거로 한 항일무장투쟁사를 그렸으나 가극단 금강은 2시간20분짜리로 압축했다. 조국의 흙 한 줌을 갖고 돌아온 병사들의 합창, 죽음을 앞에 둔 바우(안계섭 분)와 여동생 옥단(김영 분)이가 부르는 「얼마나 많은 눈물이 더 필요한 걸까」라는 노래는 극적이며 통일염원의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회상속 청산리전투와 현재의 보천보전투가 맞물리는 장면의 스펙터클한 군무, 독립운동의 강인함을 표현하는 서사적 음악과 시대분위기를 드러내는 엔카(연가) 러시아무곡 중국가요등을 맛볼 수 있다. 323―4755.<김철훈 기자>김철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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