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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아픔 담은 연극 「슬픔의 노래」 새삼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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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아픔 담은 연극 「슬픔의 노래」 새삼 주목

입력
1995.1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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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열린무대 지난 25일부터 공연/파 작곡가 구레츠키 교향곡·인터뷰 통해/아우슈비츠학살과 연계 애절함 더해5·18 특별법 제정이 결정된 가운데 광주민주화운동의 당사자(피해자와 가해자)의 고뇌를 그린 연극이 지난 25일 개막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올해 제26회 동인문학상을 받은 정찬의 소설을 각색한 「슬픔의 노래­헨릭 구레츠키를 아십니까?」가 극단 열린무대―동수(대표 김동수)에 의해 강강술래소극장에서 공연중이다.

폴란드의 작곡가 헨릭 구레츠키의 교향곡 3번 「슬픔의 노래」는 15세기 수도원의 기도문 「성십자가의 애도가」, 수용소의 벽에 한 소녀가 새긴 기도문,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슬픔을 노래한 폴란드민요등 3개의 소프라노곡에 잔인무도한 아우슈비츠학살의 비극을 담아 31주간 빌보드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 학살을 광주와 연관시키는 고리는 구레츠키를 인터뷰하는 기자 유성균(최승일 분), 살기 띤 살인자 연기를 보여주는 연극배우 박운형(박지일 분), 유성균의 친구로 영화를 공부하고 있는 민영수(이대연 분)의 만남이다.

박운형이 광주진압군으로서 살인을 했던 경험을 무대 위에서 끝없이 재현시키고 있고 민영수는 이때 애인을 잃은 것이 뒤늦게 폭로되면서 비극의 역사를 예술가가 어떻게 정리하고 극복해야 할 것인가를 이야기한다.

그러나 작가의 집요한 문제의식은 단순히 피해자와 가해자의 내면을 보여주는 데 그치고 있지는 않다. 구레츠키의 입을 빌려 보자. 「슬픔의 노래」는 슬픔의 강이 흐르는 소리이다. 예술가는 강을 볼 수 있는 자다. 슬픔의 강을 어떻게 건너는가? 박운형은 두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배를 타고 건너는 것과 스스로 슬픔의 강이 되는 것.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가해자도 피해자라고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식이 전자의 예이다.

이번 연극에는 런던심포니에타가 연주한 교향곡이 아닌 폴란드 현지에서 녹음되어 덜 세련됐지만 보다 애절한 음악을 들려준다. 오은희 각색 김동수 연출. 96년 1월28일까지 하오 4시30분 7시30분 월휴관. 747­7492<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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