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찬반논쟁… 8,000표 간발차/4년별거 등 엄격조건부 재혼허용유럽에서 유일하게 이혼을 금지하고 있는 가톨릭국가 아일랜드가 25일 실시된 국민투표를 통해 이혼합법화를 위한 개헌안을 가결했다.
아일랜드국영 RTE 방송은 이날 이혼 합법화 개헌안은 개표 최종집계 결과 찬성표가 81만8,660표(찬성률 50.2%)로 반대표 81만592표를 간발의 차로 앞질러 가결됐다고 밝혔다. 찬성과 반대표의 차가 8,000여표에 불과했기 때문에 재검표를 실시하는 소동을 겪기도 했다.
이혼을 허용하는 가족법이 통과됨에 따라 아일랜드 국민은 제한적이긴 하지만 이혼할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됐다. 헌법개정안은 부부가 4년 이상 별거하고 재결합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이 입증될 경우에 한해서만 이혼을 허용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혼을 원하지만 법적으로 할 수 없었던 9만여명의 아일랜드인들에게 이혼과 함께 재혼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비록 제한적인 이혼허용이지만 기존의 아일랜드 법전에 이혼이라는 낱말 자체가 없었던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가히 혁명적인 것이라 할 수 있다. 350만 인구중 90%가 가톨릭신자인 아일랜드에서는 49년 영국에서 독립한 이후 이혼허용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돼 왔다. 아일랜드는 86년에도 이번과 같은 성격의 국민투표를 실시했으나 국민의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가톨릭 신자층의 완강한 반대로 반대표가 찬성표의 2배가 넘어 부결됐다.<조희제 기자>조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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