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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우 「동경대전」(고전여행: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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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제우 「동경대전」(고전여행:34)

입력
1995.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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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종교 동학 교리·사상 압축/「포덕문」 「논학문」 「수덕문」 등 구성/조선후기 서민대중 사상 반영동경대전은 가장 주체적인 민족종교인 동학의 경전으로 동학 창시자인 최제우(1824∼1864)가 지었다.

이 책은 인내천으로 표방되는 동양의 전통적 인도주의와 서양에서 영향을 받은 종교적 요소가 적절히 조화된 동학의 교리와 사상을 압축해 놓았다. 뚜렷한 역사의식과 현실비판적인 시각 아래 저술됐으며 조선후기 서민대중의 사상적 풍토와 그 전환기적 성격을 정확히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몰락양반의 서자로 태어난 최제우는 20세 이후부터는 전국각지를 돌아다니면서 관리의 폭정과 외세의 침략으로 비참해진 민중생활을 눈으로 직접 보게 된다. 그는 세상이 어지럽고 인심이 각박해 진 것은 사람들이 천명을 따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 하늘의 뜻을 알고자 노력했다.

천성산 내원암, 구미산 용담정에서 49일 기도를 하는 등 수도에 몰두한 그는 이무렵 자신의 이름을 「어리석은 자를 구제한다」는 뜻의 제우로 바꿨다. 36세때인 1860년 마침내 도를 깨친 그는 이듬해부터 포교를 시작, 순식간에 수많은 교도를 만들었다. 1862년 이술로 사람을 속인다는 혐의로 체포됐으나, 수백명이 넘는 제자들의 탄원으로 석방됐다. 이는 동학의 정당성을 인정한 것으로 여겨져 교세는 더욱 늘어났다. 그러나 동학의 교세가 커지는 것과 함께 정부의 견제도 심해져 결국 1864년 40세가 되던 해에 혹세무민과 좌도란정의 죄로 처형됐다.

「동경대전」은 2대교주 최시형이 그가 남긴 글을 정리해 1880년에 펴냈다.

총4,846자의 한자로 쓰여진 작은 책으로 크게 「포덕문」 「논학문」 「수덕문」「불연기연」의 네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포덕문」에서는 자연에 대한 감사를 몰랐던 우부우민의 상고시대, 하늘을 공경하고 천리에 순응했던 요순시대의 중고시대, 천명에 따르지 않고 각자의 의지대로 움직이는 근대의 시대로 역사의 각 시기를 파악한 그의 역사관이 담겨있다. 그는 당시를 불순도덕 미지시운의 시대로 보고 동학의 출현을 역사적 필연으로 보았다.

「논학문」에서는 동학의 교리를 체계적으로 서술했다. 하늘로부터 도를 받는 종교체험과정이 묘사돼 있다.

「수덕문」은 교도들에게 덕을 닦는 데 힘쓸 것을 당부하고 그 방법과 절차를 설명한 글이다.

「불연기연」은 사상적으로 가장 완숙하고 심오하다. 우주만유는 분산고립된 것이 아니고 서로 연결된 일체의 것이며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라 부단히 성장발전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최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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