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씨측 강한 반발·노씨측 “엎친데 덮친격”5·6공측은 김영삼 대통령이 5·18특별법제정을 통한 5·17쿠데타세력의 의법처리방침을 전격발표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깊은 충격에 휩싸인 모습이다. 그동안 설마설마하던 일이 결국 일어났기 때문이다.
여권의 방침대로라면 지난 79년 박정희 대통령 사망이후 12·12와 5·17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이 결국 내란죄로 사법처리되는 것은 물론 5·6공 당시 권력을 행사했던 신군부세력 전체가 심판대에 설수밖에 없다.
5공측의 한 인사는 『드디어 올 것이 왔다』면서 『특별법이 제정된다면 사법처리되는 것은 시간문제가 아니겠느냐』고 한숨지었다. 구여권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의 의지가 분명한 이상 정치권에 몸담고있는 5·6공 출신인사들은 더이상 국회의원직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됐다』면서 『여론흐름을 볼 때 응분의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5·6공측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은 김대통령이 전례없이 강한 어조로 자신들을 공개비난하며 12·12와 5·17을 「쿠데타」라고 직설적으로 규정한 대목이다. 또한 여권이 이번 정기국회 회기내에 특별법제정을 마무리하겠다고 한 것은 자신들을 가급적 빠른시간내에 사법처리하겠다는 뜻이 내포된 것으로 받아들이고있다. 특별법이 제정되는 대로 5·6공세력전체가 몰락의 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전전대통령은 이날 하오 측근들로부터 특별법제정소식을 전해듣고 아무말 없이 침통한 표정을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씨측의 이양우 변호사는 『이미 광주청문회를 통해 그 진상이 규명됐고 김대통령을 포함한 당시 4당 영수들이 89년 12월15일 정치적 종결을 선언한바있다』며 『특별법제정은 사법권을 침해하는 처사일 뿐 아니라 소급입법을 금지하는 헌법을 무시하는 잘못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해 내부분위기를 간접 전달했다.
지난 16일 구속수감된 노씨측근들도 연타를 맞은듯한 표정으로 아예 할말을 잊고있다. 이미 부정축재혐의로 국민의 지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광주문제로 처벌되는 것은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특별법 제정방침이 기정사실로 굳어진데다 현 상황을 빠져나갈 탈출구도 사실상 봉쇄된 처지여서 그저 여론향배에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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