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는 외롭다. 겨우 16세인 그에게 새로운 것은 없고 세상은 이미 낡아 보였다. 그는 『공포와 이기심뿐인 세상은 새로 창조돼야 한다』고 악을 쓴다. 그러나 그의「진보의 노래」에 사람들은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격식을 조롱하고, 자신의 울타리를 더욱 튼튼히 하기 위해 언어의 유희를 벌이는 시인들을 향해 오줌을 갈기는 그를 보고 사람들은 『미친 놈』이라고 침을 뱉는다.
그런 천재를 이해하는, 아니 진정으로 사랑하는 한 사람이 있다. 남자, 그것도 11세나 많은 당대 대시인 베를렌이다. 폴란드출신의 여성감독 아니예츠카 홀란드의 「토탈 이클립스」(Total Eclipse·개기일식)는 19세기 프랑스 천재시인 랭보와 그의 유일한 친구 베를렌의 짧고 격정적인 11년의 세월을 뒤쫓는다.
이들의 몸짓과 언어는 12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광기로 남아있다. 사실적인 동성애, 아내 마틸드(로만 보랭제)와 랭보(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사이를 오가는 베를렌(데이비드 툴리스), 여성보다 섬세한 랭보의 질투, 독설과 나태는 그들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영화는 랭보가 왜 자신의 삶을「지옥에서 보낸 한 철」이라고 저주하며 모든 번뇌를 불사르는 영원의 불길인 태양을 찾아가는지, 즉 죽음을 맞이하는지를 어렴풋이 이해시켜 준다. 그러나 그 이해의 기쁨은 금방 사라진다. 영화가 시인들의 기행만 열심히 쫓을 뿐, 문학적 요소를 소홀히 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이대현 기자>이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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