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환·사법처리 대비 총수 수시대면/젊은 유학파 주류… 측근중 측근 고용도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파문으로 주요그룹의 상임변호사들이 전례없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이들은 총수의 출두전 검찰의 예상질문에 대한 답변을 준비하고 도상연습을 주재했고 총수의 출두에도 동행했다. 검찰조사를 받고 난 이후에는 후속대응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특히 재소환이나 구속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는 일부 그룹의 고문변호사들은 정부의 사법처리에 대비하느라 최근들어 총수들과 수시로 맞대면하고 있다. 평상시 통상이나 담보문제, 법률적인 경영자문에 주력하던 이들 고문변호사가 노씨 부정축재비리의 한 가운데서 창(검찰)을 막아내는 방패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주요 그룹들은 사내외의 크고 작은 법률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내에 고문변호사를 두거나 법률사무소와 계약을 맺는등 크게 두가지 방법으로 법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대부분 그룹들은 전문 법률기관과 용역을 맺고 있지만 주요그룹들은 일정직급을 부여하고 상근토록 하는 상임고문변호사제도를 운영중이다. 이들 두가지 방법을 함께 활용하는 그룹도 적지 않다.
일부 그룹들은 고문변호사로 총수의 사위나 매제등 측근중 측근을 고용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또 대그룹일수록 그룹 전체적인 업무를 자문할 수 있는 그룹 상임변호사와 계열사별 상임변호사를 따로 두고 있다. 상임변호사들중에는 젊은 해외유학파들이 많다. 기업의 국제업무가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비상근 자문변호사들은 대외지명도가 높은 변호사나 법률사무소가 주로 활용되고 있다.
삼성그룹의 경우 송웅순 법무실장(전무)을 중심으로 9명의 그룹 상임변호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송실장은 82년 사시에 합격하기전 삼성에 잠시 근무한 인연으로 그룹의 법무실장을 맡고있다. 삼성그룹은 전자 건설등 법률적 업무가 많은 계열사를 중심으로 사별 상임변호사제도도 병행하고 있다. 현대그룹은 계열 자동차사에 하종선 변호사를 상임변호사로 두고있고 사안이 생길 때마다 김&장 법률사무소나 이종순 변호사에게 의뢰하고 있으며 LG그룹에는 구자경 명예회장의 검찰출두를 수행한 김동인 변호사와 임병용 변호사가 상임변호사로 활동중이다.
대우그룹은 대검특수부3과장등을 역임한 석진강 변호사와 황주명 변호사등 3명의 상임변호사를 두고 있으며 우일합동법률사무소로부터 수시로 자문을 받고있다. 대우그룹은 최근 「함승희 파일」로 명성을 높인 함승희 변호사를 대우증권의 자문변호사로 영입했다. 대우그룹의 상임변호사로 활동하던 김상범씨는 이수화학의 경영을 맡으면서 대우그룹을 떠났는데 김변호사는 김우중 회장의 사위다. 한진그룹의 고문변호사인 이태희 변호사도 조중훈 회장의 사위이고 두산그룹의 고문변호사인 김세권 변호사는 박용곤 회장의 매제다.
기아그룹은 하죽봉 변호사를 법률고문으로 한 법무팀을 운영중이고 효성그룹은 태평양법률사무소를 자문기관으로 두고 주요 법적문제의 해결을 위촉하고 있다. 이밖에 수서사건등으로 법적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한보그룹이 10명의 비상임고문변호사로부터 법적 자문을 받아 그룹규모에 비해 비교적 많은 변호사를 활용하고 있다. 한화가 3명, 한일그룹은 4명, 고합그룹은 2명의 사외자문변호사를 두고 크고 작은 법적문제를 의뢰하는등 상당수 그룹들이 비상임 자문변호사제를 운용하고 있다.<이종재 기자>이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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