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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빈­케네디암살 닮은점 많다/범인 둘다 자국 비밀정보기관과 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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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빈­케네디암살 닮은점 많다/범인 둘다 자국 비밀정보기관과 관련

입력
199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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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 체류,시위 적극가담 행적도 비슷/극우파 조직적 범행 무성한 의혹까지이츠하크 라빈 전 이스라엘 총리 암살사건이 22일로 발생 32주년을 맞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대통령 암살사건을 닮아가고 있다.

두 사건의 공통점으로 우선 지적되는 것은 두 암살자가 모두 자국의 비밀정보기관과 끈이 닿아 있었다는 점이다. 케네디 암살범 리 하비 오스왈드가 미중앙정보국(CIA) 쿠바공작팀과 관련됐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이스라엘의 유력 지 예디오트 아로노트는 20일 라빈의 암살범 이갈 아미르가 92년 이스라엘 비밀 경호대 신베트에서 경호 훈련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아미르는 신베트에서 저격과 요인보호 교육을 받은 뒤 92년 옛 소련의 라트비아에 유대인사회 보호임무를 띠고 파견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오스왈드는 해병대 시절 옛소련에 망명한 적이 있다. 그러나 3년간 소련에 체류한 행적과 돌아온 경위등이 모호해 「소련 망명」자체가 공작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뒤따랐다. 또 두 범인 모두 일을 벌이기 전 신분 노출을 최대한 피해야 할터인데 얼굴이 알려지는 시위에 활발히 가담한 것도 공통된 의문이다.

정보·경호기관들이 범행을 사전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도 닮은 꼴이다. 댈러스에서의 저격이 있기 전 미 연방수사국(FBI)과 텍사스주경찰등에는 대통령 암살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수차례 제보가 있었다. 라빈 역시 암살시도가 있을 것이라는 첩보가 있었으나 신베트는 이를 무시했다.

현직 미국대통령 암살사건이라는 세계적 관심속에 진상조사에 나선 미국의 워런위원회는 케네디 암살이 오스왈드의 단독범행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케네디의 흑인인권정책, 대소정책등에 반발한 CIA나 FBI 조직내 극우세력들이 음모에 가담했을 것이라는 의혹은 32년이 지난 현재까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아미르 또한 단독범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라빈의 대팔레스타인 유화정책에 반대하는 극우파의 조직적인 범행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스라엘 경찰당국은 22일 라빈의 암살음모에는 아미르의 형만이 가담했을 뿐이라며 배후세력의 존재를 부인했다. 라빈암살 사건도 무성한 의혹을 해소시켜주지 못한채 미궁에 빠진 케네디 암살사건을 닮아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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