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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루머 발원지” 눈총/침체 증권가 또다른 곤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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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루머 발원지” 눈총/침체 증권가 또다른 곤욕

입력
1995.11.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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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직」이 만든 정보의 유통시장일뿐”/검찰 “단속” 으름장에 관계자들 하소연비자금파문으로 최악의 증시침체를 앓고 있는 증권가가 이번에는 비자금과 관련한 악성 유언비어의 발원지로 지목되면서 또다른 곤욕을 치르고 있다. 검찰이 비자금루머를 단속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자 증권회사 정보팀들이 잔뜩 겁을 먹고 활동을 거의 중단하고있다.

여의도 증권가에는 각종 「정보」들이 떠돌아다니기 마련이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기도 하고 사설정보회사등을 통해 「정보지」형태로 거래되기도 한다. 이중에는 「믿거나 말거나」수준의 뜬 소문도 있지만 상당히 정확한 내용의 「A급」정보들이 포함되기도 해 세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릴 때가 많다.

문제는 악성 유언비어. 이들은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쪽에서 의도적으로 흘리는 음해성인 경우가 대부분으로 당사자들이나 해당기업들에 큰 타격을 입힐 때가 많다. 특히 최근들어 정계개편 시나리오등을 담은 여의도보고서와 함께 비자금을 받았다는 여야중진의원들의 이름을 담은 괴문서까지 나돌면서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는등 악성루머의 폐해가 커지자 검찰이 직접 단속에 나섰다.

이에 대해 증권관계자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증권가는 정보가 모여서 돌아다니는 유통시장일뿐 직접 정보를 만들어내는 「원산지」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증권회사 정보팀관계자는 『증권사가 정치권이나 고위층과 관련한 고급정보를 만들어낼 능력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증권가에 나도는 루머의 발원지는 각계 각층의 구성원들로 구성된 이른바 「정보사조직」이라는 것이 정설로 굳어지고 있다. 이들 정보조직들은 그룹정보팀 정치권인사 금융기관 및 정부부처 종사자등으로 구성되는데 시중에는 이런 크고 작은 정보조직들이 수백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1주일에 한번 모이거나 비자금사건처럼 특정사안이 생겼을때 별도의 모임을 갖고 정보를 교환, 이를 보고서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증권관계자들은 증권가에 나도는 각종 루머나 정보지들도 바로 이들 시중 정보조직에서 흘러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증권관계자들은 또 기업의 경영활동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최대한 활용해 투자를 해야 하는 입장에서 아무리 루머라고 해도 이는 필요악과 같은 존재라고 말하고 있다. 루머를 자신의 이해를 위해 악용하려는 쪽이 잘못됐다는 주장이다. 증권관계자들은 검찰단속이 가시화하면서 증권투자에 꼭 필요한 기본적인 정보수집활동조차 위축을 받고 있어 가뜩이나 침체된 증시에 또다른 악재가 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김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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