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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들도 비자금 조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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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대들도 비자금 조성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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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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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 응시·배낭여행중 현지가이드등 다양한 방법/대목은 역시 입시철… 두달간 과외로 500만원 벌기도/사용처는 “학비·승용차구입·부금가입”신세대들은 어떻게 비자금을 조성하며 사용처는 어디일까. 경제적 독립욕구가 강한 신세대들은 어렵게 대학에 들어서자마자 부모님 도움없이 스스로 일어서기 위해 딴 주머니를 챙기기 시작한다. 노태우전대통령이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검은 돈」을 조성한 반면 신세대들은 성실한 노동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 개인의 경험과 능력을 배양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신세대들이 가장 선호하는 비자금 조성방법은 과외아르바이트. 특히 입시철은 신세대들에게는 대목이다. 학업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최대한 많은 건수를 맡기위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하는데 특히 경험많은 신세대의 과외수입은 상상을 뛰어넘는다.

서강대 영문학과 3학년 박모(22)군은 10월 한달 동안 고3 수험생 그룹 5팀의 과외를 지도해 주고 250여만원을 모았다. 22일 끝난 수능시험전까지 과외수입을 계산하면 박군은 500여만원을 단 2개월만에 번 셈이다. 서울대 사법학과 3학년 정모(27)군은 과외아르바이트를 통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조그만 아파트를 임대, 아예 과외학원을 운영하는 경우. 정군은 여자친구와 함께 영어 수학을 한 과목씩 전담하고, 기타과목은 다른 친구들을 동원, 그룹과외를 시키고 있다. 일종의 사설학원인 셈이다.

과외외에 보편적인 신세대들의 비자금 조성방법은 본격적인 세일즈나 각종 공모전 응시등이다. 커피컵 닦는 기계, 원두커피 제조기등을 커피전문점 체인망 본부에 판매해 3,000만원을 벌었다는 유진영(28)씨는 앞으로 직접 체인망을 운영해 보겠다는 야심에 차있다.

대기업, 연구소, 광고회사 등에서 개최하는 각종 논문공모전에 응시하거나 아예 연구팀을 구성, 각종 단체나 대기업으로부터 연구과제를 용역받아 목돈을 마련하는 신세대들도 많다. 논문공모전 수상경력은 취업시 가산점을 부여받을 수 있고 학업과 돈벌이를 병행할 수 있다는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어 학구파 신세대에게는 가장 인기가 높다. 잡지사에 글을 기고해 받은 원고료로 비자금을 조성하기도 한다. 서울대 국문학과 석사과정 황선영(25)씨는 모방송국 문화원 작가과정에 등록한 뒤 과제물로 제출한 작품이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방송작가로 발탁돼 화제가 되고있다.

신세대들의 배낭여행도 점차 「돈버는 여행」으로 전환되고 있는 추세다. 국내에서 아르바이트로 출발비용을 마련한 뒤 외국 현지에서 한국관광객 상대 식당에서 점원으로 일하거나 관광가이드를 하며 돈을 버는 것이다. 이들은 외국의 정취를 즐긴 뒤 귀국하거나 아예 몇달동안 다른 나라를 여행하기도 한다. 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이모(21)군은 지난해 한 한기를 휴학한 뒤 태국으로 여행을 떠나 현지에서 가이드를 해 300만원을 벌어 동남아 6개국을 여행했다. 이군은 『여행경비를 뺀 나머지 200만원은 학비로 사용했다』며 『가급적 대학졸업전까지 1∼2차례 이같은 기회를 더 가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신세대 가운데 절반 이상은 아르바이트로 조성한 비자금을 우선 승용차구입에 쓰겠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르바이트의 효율을 위해서는 기동력이 있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승용차가 필수라는 것이다.

또 주택부금등 각종 부금은 일찌감치 시작하는게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학생시절부터 내집 마련의 꿈을 키우는 신세대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 신세대들은 비자금을 자기 발전을 위해 투자한다. 배낭여행·어학연수·유학경비등이 신세대 비자금의 대표적 사용처이다. 한편 비자금을 사회의 그늘진 곳에 쓰는 대견한 신세대도 있다. 고교시절 고아원 방문을 계기로 고아원에 후원금을 내고있는 김수진(24)양은 『좋은 일에 쓴다면 비자금이 나쁜 것만은 아니잖아요』라고 말했다.<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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