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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힌 강의를 거부한다”/서울대생들 강의평가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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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에 박힌 강의를 거부한다”/서울대생들 강의평가 출사표

입력
199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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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도 “바람직한 일” 환영『교수와 학생이 함께 참여하는 수업으로 강의수준을 높이자』

서울대에 강의모니터 바람이 거세다. 학교측이 2년전부터 교수평가제를 도입, 실시중이지만 올해 2학기부터는 학생들이 학교의 형식적인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자발적으로 강의평가에 나선 것이다.

지난 9월22일 서울대 법대생 6명은 「강의모니터팀」을 만들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이어 10월초 농업생명과학대 학생들이「강의평가단」을 조직했고 사회대 경영대 학생들도 비공식 모임을 통해 교수강의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학생들이 감히 교수님들의 강의를 감시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간단하다.

『강의내용이 성에 차지 않는다』『강의가 틀에 박혔다』는 것이다.

교수의 권위에 눌려 선배들이 스스로 포기했던 「수준높은 강의를 들을 권리」를 되찾아야 한다는 게 이들 대학생들의 출사표였다.

법대회원들은 지난 3개월동안 「헌법」「형사각론」등 2학기 개설 6개 전공과목 강의를 철저하게 모니터링했다. 학생들이 어떤 강의를 원하고 있는가를 알리기 위해 수집자료는 교수들에게 수시로 제공됐다. 이들은 12월말 그동안의 활동결과를 한데 묶은 「강의백서」를 출간할 예정이다. 농생대 강의평가단도 올해 2학기 성과를 결산하고 있다.

법대 강의모니터팀장 이상민(22·여·사법3)양은 『학교측의 강의평가제가 너무 형식적이라는 생각에서 모니터링을 시작했다』며 『교수님들이 괘씸하게 생각하지 않고 의외로 너그럽게 이해해 주셨다』고 말했다.

이같은 학생들의 활동에 대해 교수들의 반응도 의외로 환영일색이다. 법대 양창수 교무부학장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당연한 권리인 수업권을 주장하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라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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