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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업계 지각변동 예고/대우통신,세진 지분인수 배경·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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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업계 지각변동 예고/대우통신,세진 지분인수 배경·파장

입력
1995.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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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진 홀로서기 좌절… 대기업 제휴 제2 돌풍 다짐/대우,고전 못면했던 유통분야 최강자 대열 부상가격파괴 무상수리 평생애프터서비스(AS)등 혁신적인 판매전략으로 서울 입성(5월) 6개월만에 9개의 대형 매장을 개점, 컴퓨터 유통업계에 돌풍을 몰고온 세진컴퓨터랜드가 대우통신에 지분 49%를 매각키로 함에 따라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세진은 대우의 경영권 독식을 막기 위해 지분 2%를 백준현(백준현)대우통신 고문변호사에게 넘겨 49대2대49의 지분율을 유지키로 했으나 사실상 대우가 51%의 지분을 확보한 셈이어서 향후 세진의 「항로」가 주목되고 있다.

대우통신의 세진지분 인수는 업계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예견돼왔던 시나리오. 90년 부산에서 대우통신 대리점으로 출발, 지금까지도 대우PC를 주력제품으로 취급하고 있는 세진이 자금압박에 시달릴 때마다 대우의 자금지원설이 공공연하게 나돌았기 때문이다.

결국 과도한 사업확장과 월 30억원이상의 광고비 지출로 자금압박설에 「단골」로 오르내리던 세진은 최근 수개월 PC시장 불황이 계속되자 예상보다 빨리 「홀로서기」를 포기하고 대기업에 「수혈」을 요청하게 됐다.

업계는 그러나 세진의 지분매각이 세진 돌풍의 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세진이 부도라는 최악의 수순을 밟지 않고 대기업과 제휴, 튼튼한 자금줄을 확보함으로써 더욱 강력한 팽창드라이브를 걸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세진측도 이번 지분매각 이유에 대해 『더 큰 일을 하기 위해서』라며 『연말까지 20개, 내년초까지 50개의 전국적인 유통망을 갖추려면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배경을 밝혔다.

물론 세진신화의 주역인 한상수 사장은 오너의 입장에서 49%의 지분을 소유한 2대주주이자 전문경영인으로 「신분」이 바뀌게 됐지만 한사장의 꿈이 좌절된 것은 아니다. 경북 상주의 빈농에서 출생, 중학교만 나온뒤 광부와 택시기사생활을 하다 맨주먹으로 세진신화를 일궈낸 한사장이 이번 지분 매각으로 중대한 고비를 맞은 것은 분명하지만 대기업이라는 강력한 배경을 등에 업고 「제2의 도약」을 이룰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결과야 어찌됐든 자금회전과 광고에 의존하는 한사장의 경영전략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도 있어 세진의 진로수정은 당분간 일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대우의 세진지분인수로 컴퓨터업계의 지각변동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PC판매망이 삼성전자등 경쟁사에 크게 못미치는 400여개에 불과, 고전을 면치 못해온 대우통신이 하루아침에 유통업계 최강자대열에 끼였기 때문이다.

대우는 앞으로 「자고 일어나면 하나씩 늘어난다」는 세진의 유통망을 그대로 흡수하는 동시에 세진에 대한 자체 PC공급물량도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대우도 마냥 즐거운 표정은 아니다. 그동안 거래과정에서 수백억원대의 미수금이 쌓였고 세진의 특기인 「외상장사」에 대한 뒤치다꺼리를 모두 감당해야하기 때문이다.<남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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