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31.3% 증가 12년만에 최고기록/설비·건설투자 활발… 21%·12%늘어한국은행은 22일 우리 경제가 수출이 큰폭으로 늘어난데 힘입어 지난 3·4분기중 9.9%의 높은 실질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우리경제가 지난 1·4분기이후 3분기 연속 9%대의 고도성장을 하는등 90년대들어 최고의 호경기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높은 성장률은 수출 및 설비투자가 활기를 띤데다 사회간접자본(SOC)을 중심으로 건설투자가 크게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은이 이날 발표한 「95년 3·4분기 국내총생산(GDP)현황」에 의하면 상품수출이 엔화강세와 수출공급능력확대로 31.3%나 증가, 고도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수출증가율은 83년 4·4분기(32.5%)이후 12년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자동차 반도체 기계류 등 중화학공업 제품의 수출이 큰폭으로 늘어났다. 반면 상품수입은 25.0% 증가에 그쳤다.
투자도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각각 21.1%, 12.3% 늘어나는등 여전히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생산은 이 기간에 11.6% 증가했고 건설 및 서비스업의 생산증가율도 11%대를 나타냈다. 민간소비도 개인용컴퓨터(PC)등 내구재의 판매가 꾸준히 늘어 8.0%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3분기 GDP」로 본 문제점·전망/“고성장 그늘” 내년이후 걱정/엔화약세로 수출호황 지속 의문/설비투자 핵심 기계는 되레 둔화/양극화 현상 갈수록 벌어지기만/미분양속 공급증가 건설도 불안
우리경제는 3·4분기에 9.9%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는등 외양상으로는 더할 나위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뜯어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국제수지적자 규모가 올해 100억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중화학공업과 경공업간의 경기양극화현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이 경기하강국면에 들어설 내년이후의 경제를 걱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95년도 3·4분기 국내총생산(GDP)현황」을 보면 고성장의 명암을 여실히 읽을 수 있다.
경제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한 것은 역시 수출과 설비투자였다. 분기별 수출증가율이 31.3%에 달한 것은 83년 4·4분기(32.5%)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뜻하지 않은 엔화강세와 공급능력확대로 자동차 반도체 기계류등 중화학공업제품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엔화가 최근들어 상대적인 약세로 돌아서고 있어 지금까지의 수출호황이 지속될지 의문이다.
설비투자도 21.1%의 비교적 높은 증가세가 이어졌지만 정작 기업들의 생산능력과 직결되는 기계설비투자 증가율은 1·4분기 33.1%, 2·4분기 29.1%, 3·4분기 20.4%등으로 계속 낮아지고 있다. 앞으로 성장추진력 약화가 예상되고 있다. 민간소비는 음식료품 소비가 줄어든 대신 개인용컴퓨터(PC) 승용차등 내구재 소비와 해외여행 지출이 꾸준히 늘어 2·4분기와 같은 8.0%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가장 깊은 주름살은 전반적인 경기활황에도 불구하고 부문별 양극화현상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화학공업은 3·4분기중에 17.4% 성장, 88년 3·4분기(24.3%)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중화학공업 가운데도 반도체 자동차 산업기계등은 26∼27%의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반면 경공업은 마이너스 3.1%로 93년 3·4분기(마이너스 1.2%) 이후 2년만에 다시 뒷걸음치고 말았다. 신발 섬유 가죽제품등 전통적 경공업부문의 수출이 부진한데다 음식료품의 생산이 저조한 탓이다.
건설업 성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3·4분기 민간건설은 14.0% 성장, 2·4분기 8.4%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경기활황으로 공장이나 사무실등 비주거용건물 건설이 호조를 보인데다 ▲표준건축비 인상 ▲준농림지 규제완화 ▲재개발·재건축아파트건설등으로 주택건설이 활기를 띤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미분양사태가 속출하고 있는데도 주택공급물량이 계속 늘어 건설업계마저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웅진 한은조사2부장은 『설비투자의 핵심인 기계설비투자가 둔화하고 있는데다 아파트 미분양사태 지속으로 건설경기가 불투명해 4·4분기이후에는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김상철 기자>김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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