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일 학교안가 대낮 여고생 등 참변【부산=박상준·김창배 기자】 22일 발생한 부산 자이언트 노래연습장 화재는 최근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노래연습장들이 얼마나 화재에 취약한 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 참사였다.
6층 건물 4층에 위치한 1백16평 크기의 이 노래연습장은 다른 대부분의 업소들과 마찬가지로 내부에 30개의 크고 작은 방이 빽빽이 들어차 통로는 두사람이 겨우 비켜다닐 정도로 좁았고 바닥에는 인화성이 강한 카펫이, 칸막이는 나무로 돼 있어 대형참사를 예고하고 있었다.
화재는 이날 하오 3시께 부산 중구 남포동6가 98 자이언트빌딩 4층 자이언트노래연습장(주인 문태현·35) 10번 룸에서 발생했다. 화재 당시 노래연습장에는 2개 룸에 손님 10명이 있었으나 카펫과 목재등이 타면서 불길과 유독가스가 순식간에 번진데다 내부통로마저 비좁아 대부분이 참변을 당했다.
종업원들에 의하면 손님이 없던 10번 룸 천장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면서 불길이 목재 칸막이를 통해 복도와 인접 룸으로 번졌다는 것.
친구 4명과 룸에서 함께 놀다 부상한 조모(17·부산Y여상1)양은 『수능시험때문에 수업이 없어 친구들과 함께 노래연습장을 찾아왔다가 4명이 숨졌다』며 울먹였다.
부산소방본부는 이날 소방차 29대를 출동시켜 진화에 나섰으나 불길이 순식간에 번진데다 인화성 물질이 타면서 나온 유독가스 때문에 진화와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조사결과 이 노래연습장에는 38개의 화재자동감지기가 비상벨과 연결돼 있는데도 작동하지 않았고 자체 소방설비도 분말소화기 2대밖에 없어 화재에 무방비상태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방재전문가들은 노래연습장의 화재 취약성을 감안, 대형건물이나 유흥업소에 대해서만 적용하는 내장재 방염처리 의무화와 소방설비 기준 강화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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