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공부를 강요하지 말고, 따뜻한 마음을 키워주라』 고 항상 아들·딸들에게 당부한다는 할머니가 있다. 그 할머니는 손자손녀들이 밤새워 공부하는것을 안쓰러워 해서가 아니라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이라고 한다.그 할머니로 말하면 일찍이 여러 남매의 교육에 열성적이어서 초·중·고·대학까지 「일류」만을 고집했고, 몇명은 외국유학까지 시켜서 모두 전문직에서 일하고 있다. 주변에서 부러워하는 어머니인 그가 그런 당부를 하는 이유는 『성공적인 전문직업인이란 한평생 피나는 노력과 경쟁을 해야 하는데, 그런 고생 안하고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이 많고, 부모에게 효도도 더 잘 한다』는 것이다.
대학입시철이 다가와 애태우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라는 그 할머니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 할머니가 「일류」로 키워낸 자녀들의 삶이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인지 알 수 없지만, 평범한 사람들중에 더 화목하게 살아가는 이들이 많더라는 주장에는 전적으로 동감하게 된다. 치열하게 노력하고 경쟁하면서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날카롭게 날이 선 「성공한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는데, 그 할머니도 자녀들에게서 그런 모습을 본 것이 아닐까 짐작된다.
공부만이 살길이다 라는 강박관념은 온나라가 가난하고 직업이 귀하던 시절의 유산이다. 그 시절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여 확실하게 먹고 살 수 있는 직업을 갖는 것이 교육의 제일 목표였다. 하고 싶은 일과 직업은 별개의 문제였다. 수입이 확실하지 않은 분야에 뛰어드는 것은 웬만한 용기와 고집으로는 하기 힘든 일이었다. 성적좋은 학생들은 무조건 법대·의대·공대 등으로 가야했다.
그러나 이제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앞으로는 무슨 직업을 갖더라도 먹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굶어죽기에 딱 알맞은 직업」이라고 부모들이 결사적으로 반대할만한 직업은 거의 없다. 오늘 가장 중요한 것은 한평생을 던져 일하더라도 싫증나지 않는 직업, 그 일을 하면서 기쁨과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개개인의 특기를 찾는 일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따뜻한 마음을 갖는 것이다. 만일 자녀들이 따뜻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크게 근심할 필요가 없다. 『공부를 강요하지 말아라. 따뜻한 마음을 갖도록 키워라』라는 한 할머니의 당부에는 손자손녀에 대한 지극한 사랑이 담겨 있다고 생각된다.<편집위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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