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 대부분 대학원진학 선호/병역부담·기업인력관리 부실 원인컴퓨터 전문인력의 취업기피로 컴퓨터관련 기업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 과학기술대 포항공대에서 컴퓨터를 전공한 졸업생 대부분이 취업을 꺼리고 대학원 진학 등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에 의하면 96년도 졸업예정자 50명 가운데 취직하기로 한 학생은 한명도 없으며 45명이 대학원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매년 40∼53명의 졸업생을 배출해온 이 학과의 취업률은 평균 10%. 95년도 졸업생 43명중에는 6명만이 취직했을 뿐이다. 반면 대학원 진학, 외국 유학, 기술고시 응시 등으로 진로를 정한 졸업생은 36명이나 됐다. 과기대 전산학과는 내년도 졸업생 60여명 가운데 취업예정자 5∼6명을 제외한 전원이 대학원 진학을 희망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기업진출이 활발한 것으로 알려진 포항공대 전산학과도 취업률이 매년 크게 줄어 내년에는 30%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10월 신입사원을 모집한 S사 H사등 정보통신관련 대기업들은 대학을 순회하며 컴퓨터전문인력 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를 가졌으나 성과는 목표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최근 인터넷이나 PC통신과 같은 신규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H사의 인사담당자는 『일류대학일수록 설명회에 참석하거나 입사응모하는 학생이 적었다』며 『현재 계획중인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최소인력도 확보하지 못해 현업부서의 충원요청에 속수무책』이라고 말했다.
컴퓨터전공학생들이 취업을 기피하는 가장 큰 원인은 병역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4학년 김모씨는 『학생들중 상당수가 병역연기를 위해 대학원 진학을 택하고 있다』며 『진학에 실패한 졸업생들중 일부만 마지 못해 기업에 취직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기업조직의 경직성」과 「인력관리 부실」도 취업을 기피하는 요인의 하나라고 지적했다. 과기대 전산학과 4학년 이모씨는 『기업에 입사해도 병역특례기간이 끝나면 90%이상이 직장을 떠난다』고 밝히고 『이는 기업의 인력관리에 구멍이 뚫려 있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포항공대 강교철 교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공부하다 기업에 들어가면 꽉 짜인 조직속에서 단순한 업무를 맡게 돼 회의를 느끼게 되는 것으로 안다』며 『기업이 우수인력에 대한 효율적 관리와 투자를 게을리하는 이상 현재의 상황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김수연 기자>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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