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넘치던 쌀 모자란다(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넘치던 쌀 모자란다(사설)

입력
1995.11.21 00:00
0 0

남아 넘쳐 골칫거리로 생각되던 쌀이 올해 생산량의 격감으로 앞으로 2, 3년동안 수급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물론 부족하다면 수입해서 충당하면 된다. 그러나 쌀은 주곡이므로 식량안보 차원에서 가능한 한 자급체제를 유지해야 하는 특수 여건에 따라 생산기반을 붕괴시킬 수 있는 수입은 우루과이 라운드협정에 따른 최소한의 수입의무량 이외에는 자제해야 한다.이 때문에 쌀의 경우 생산량이 부족한 경우 물량부족이 손쉽게 메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이번의 쌀생산량의 격감에 우려하는 것은 그것이 한발, 냉해 등 천재에 의해 일어난 것이 아니라 경지면적의 감소, 양보다 질 중심으로의 품종 전환, 농촌노동력의 감소 등 우리 농업의 구조적인 요인에서 나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농림수산부가 추계한 올해의 쌀생산량 3천2백60만섬은 80년(2천4백65만섬)이래 최저이고 냉해가 심각했던 93년(3천2백97만섬)보다도 37만섬이나 적은 것이다. 이에 따라 국내 쌀 재고는 지난 10월말 현재 4백72만섬에서 내년 10월에는 2백78만섬 수준으로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것은 세계식량기구(FAO)의 권고재고량 6백만섬의 절반에도 미달하는 것이다.

쌀부족에 대한 대책에는 왕도가 없다. 생산감소요인을 제거해 주는 길밖에 없다. 생산감축의 최대요인은 경지면적의 축소다. 올해 벼 재배면적이 4만7천㏊가 감소, 예년의 3만1천㏊보다도 50%가 더 늘었다는 것이다. 경지면적의 감소가 가속화할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겠지만 이처럼 급증했다는 것은 쌀생산기반에 대한 위험신호로 받아들여 경지면적의 다른 목적으로의 전용을 될 수 있는 한 억제해야 한다.

농림수산부는 농업진흥지역(1백3만4천㏊·이중 벼 재배면적은 약 71만㏊)에 대해서는 전용을 엄격히 제한하지만 비진흥지역의 논(약 30만㏊)에 대해서는 사실상 전용을 허용하고 있어 벼재배면적(95년 현재 1백5만6천㏊)은 크게 줄어들게 돼 있다. 농림수산부는 전용에 대해서 지방자치단체장에 전환을 대폭 이양하고 있고 보면 벼경지면적의 전용은 가속화할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이다.

정부로서는 진흥지역에 대해서는 3공화국시대의 절대농지의 경우처럼 사실상 전용의 길을 막을 정도로 강화해야 할 것이다. 또한 비진흥지역 논에 대해서도 전용의 권장을 자제하는 것이 쌀의 증산을 위해 타당한 것 같다. 또한 경지면적의 정리·품종개량·농업후계자의 육성 등 현재 우루과이라운드대책으로 추진되고 있는 미곡 등 농업경쟁력강화대책도 차질없이 추진돼야 하는 것은 다시 강조할 필요도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