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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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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5.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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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은 자기 나라를 대국이라 부른다. 오랫동안 뿌리박혀 온 관념이다. 넓은 땅 많은 인구 긴 역사를 내세우며 하는 말이다. 우리도 한때 중국사람을 가리켜 「때국×」이라 했던 것이 그래서다. ◆명나라때 유럽의 한 선교사가 처음 중국을 방문, 고관들과 접촉했다. 이때 중국인들의 눈엔 그가 바다를 건너온 귀신으로만 보였다. 노란머리, 파란눈, 흰피부 때문이었다. 그래서 양귀라 했고 이후 들어온 서양문물엔 모두 양자가 붙었다. 양화(성냥), 양산, 양장등이 그 예다. 서양인들을 멸시해 온 것도 물론이다. ◆동양에서도 중국외의 나라들은 모두 형편없는 나라, 오랑캐일 뿐이었다. 우리나라도 동이라 하여 동쪽의 오랑캐였다. 1911년 신해혁명으로 국호를 중화민국으로 했을 때도 자기네보다 못한 형편없는 나라로 둘러싸인 우뚝한 나라라 해서 「중」자를 택했다고 했다. 독선 배타심으로 가득찬 대국관념이라 하겠다. ◆장쩌민(강택민)중국국가주석이 엊그제 한국을 다녀갔다. 그가 연설과 대담을 통해 남북한을 「반도」로 표현했던 것이 외교가의 관심사가 되었다. 우리는 이 땅을 「한반도」 북한은 「조선반도」로 부르고 있다. 따라서 중국측이 북한을 자극시키지 않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는가 하면 남북한 모두가 중국의 주변소국이란 대국관념의 소산으로 풀이하기도 한다. ◆우리를 남조선―남한으로 부르던 중국이 「한국」으로 고쳐 부르게 된 것도 얼마되지 않는다. 어쨌든 남북한에 양다리를 걸친 중국의 모습과 「대국」을 내세우는 배타적인 자존심 모두를 함께 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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