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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마다 자생 범죄조직 “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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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마다 자생 범죄조직 “뿌리”

입력
1995.1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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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함흥·신의주·원산 등 50∼200명 규모 지역할거/금·골동품·마약 밀매 주수입원/대형 아파트 개조 비밀요정도 운영/홍콩등 외국 암시장에 조직원 파견도북한에서도 안주 함흥 신의주 원산등 도시를 중심으로 자생적인 범죄조직이 뿌리 내리고 있다. 귀순자들에 의하면 스스로를 「깡패」, 또는 일본말 그대로 「야쿠자」라고 부르는 이들은 50∼2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리고 지방도시에 할거하고 있다.

이들 조직의 주 수입원은 금 골동품 마약등의 밀수업. 금 밀수의 경우 운산금광에서 주로 사금을 당 북한화 3백50원에 매입, 중국과 재일교포등을 통해 1,000∼1,200원에 판매한다. 가장 이윤이 높은 것은 금을 직접 반출, 해외시장에 판매하는 것. 조직에 따라서는 홍콩의 암시장에 조직원을 파견해 사금을 당 2,000원에 팔아 막대한 이문을 챙긴다.

마약의 경우 주로 북한당국이 외교행낭등을 이용, 직접 밀수를 하다가 최근 이를 삼가면서 범죄조직의 주요사업이 됐다. 조직들은 개마고원과 양강도등의 농장에서 공공연히 재배되는 꽃진·백도라지(양귀비)로 생아편을 생산해 이를 모스크바 베이징 홍콩을 통해 반출한다. 아편밀수의 경우 범죄조직이 사실상 정부 전매사업을 대행하는 형국으로, 당에 정기적인 상납이 이루어진다.귀순자들은 아편밀매에 범죄조직이 관여하면서 북한내에서도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골동품 판매는 중국 동북3성과 연계된 오랜 사업. 흥미로운 것은 일부조직은 각 도시에 「비밀요정」을 운영하면서 매춘에도 관여하고 있다는 것. 30∼40평규모 아파트에 개설된 비밀요정에는 관리인과 포주가 있으며, 주로 일본인을 고객으로 한다. 비용은 150원에서 400원(한화 약13만원)까지. 이런 요정은 함흥시에 3곳, 안주시에 2곳등이 비상설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정통파」를 자처하는 조직들은 시라소니란 별명을 가진 이성순을 대선배로 추앙하며, 당 간부나 관료들과 학연 혈연등으로 유대를 갖고 있다. 우리측에「오렌지족」이라는 뜻으로 잘못 알려져 있는 「놀새」라는 용어는 70년대 중반 신의주를 주름잡았던 전설적인 조직 두목의 별명. 그는 공개처형을 당하면서 「야쿠자의 미덕」을 소리 높이 외쳤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후 신의주는 「낮도깨비」 「밤도깨비」란 두 명의 두목이 제패했으나 폭동에 관여한 죄목으로 차례로 처형됐다.

그러나 전국규모의 조직은 없으며 각지방의 조직이 횡적인 유대를 갖고 있을뿐이다. 따라서 세력다툼도 지역내부에서 소규모로 벌어지며 무기로는 살인을 피하기 위해 길이 7㎝ 미만의 잭나이프를 사용하는게 불문율이다.

통일원의 한 관계자는 『소련의 지하 범죄조직이 공산정권 붕괴후 표면에 나서 급성장했듯이 통일후 북한의 조직범죄가 큰 사회문제로 대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유승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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