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점에 대응 신세계 등 고급화 전략 본격 추진백화점의 「자체상표(PB·Private Brand)상품」하면 대개 저가격·저품질의 알뜰제품류를 연상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엔 가격경쟁력보다는 품질우위에 비중을 둔 중·고급품이 많이 나오고 있다. 93년이후 잇달아 생겨나고 있는 가격파괴형 신유통시설에서 정상제품이 PB상품보다 더욱 싼 값에 판매되자 백화점들이 일제히 「저가 PB 탈피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때문이다. PB상품은 유통업자가 판매뿐만아니라 기획과 생산도 직접적 책임하에 수행하는 자사 이름의 제품을 말한다. 직접 공장을 설립해 생산하는 방법과 하청업자에게 맡기는 방식이 있다.
원래 PB상품은 1920년대 독과점적 지위를 이용해 높은 소비자가격을 책정해놓고 고이윤을 올리던 대규모 제조업체의 전국적상표(NB·National Brand)상품에 대응해 미국의 대형소매업체들이 ▲저급 원재료 사용에의한 원가절감 ▲인기 NB 모방에 의한 개발비 최소화 ▲중간매매단계 배제에 의한 유통비 감축등의 방법을 동원해 초저가품을 만들어낸 데서 시작됐다.
이후 70년대부터 미국의 유통업체들은 이같은 저가 PB정책에서 급선회해 대중성과 다량성을 추구해야하는 NB로서는 접근이 어려운 독특한 디자인, 고급 소재, 특별한 용도등 소량다품종 특성의 고품질제품을 PB상품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의 「저가PB 탈피 정책」추진도 이와 동일한 맥락이다.
국내 백화점 가운데 이같은 정책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곳은 롯데. 이 백화점의 경우 79∼92년 개발한 PB 9종 가운데 숙녀잡화브랜드 「샤롯데」,신사·숙녀잡화브랜드 「롯데」등 대부분이 저가브랜드였다. 그러나 93년 DMZ 저공해쌀, 롯데지정농장 청과 같은 고가PB식품을 내놓는등 대대적인 상표고급화 작업을 벌였다. 롯데는 내년중 중가와 고가 의류 PB 3∼4종도 만들어낼 계획이다.
신세계는 62∼92년 9가지 PB를 만들면서 7종을 저가상표로 개발했으나 93년 탄생한 「샤데이」, 지난해 생긴 「바니테일러」「트리아나」, 올해 만들어진 「신세계노하우 남성단품」 「신세계노하우 여성단품」등 최근 3년간 내놓은 5종이 모두 중가 패션브랜드였다.
그레이스는 지난해와 올해 사이에 만든 4종의 PB 가운데 「드프레팜므」 「큐티비스」등 여성캐주얼상표 2종을 중·고가브랜드로 개발했다.
88년부터 「굿앤드칩」이라는 브랜드로 박리다매형 저가식품을 판매해오던 한화는 지난해 「한화명품」이라는 고급 PB를 만들었다. 생산자단체가 엄선한 재료를 사용해 전통방식대로 제조한 참기름 들기름 고추장등 고급제품이 이 브랜드로 팔리고 있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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